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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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37)
  • 승인 2009.10.2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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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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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脈과 小腸
小腸經 혈기소통 원활치 않은 병증 주도적 운용

脈과 氣血

氣와 血은 음식을 통해 섭취된 水穀之精에서 기원하므로 비위에서 생성되어 脈이라는 순행체계를 통해 온몸을 흐릅니다. 한의학에서 脈은 혈기로 표현되는 유동성을 지닌 생리적 단위의 순환계를 총칭하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현대 생리학에서 제시하고 있는 혈관계와 달리 한의학에서 전제하는 脈은 폐쇄적 도관(duct) 개념이 아닌 자연 하천과 같은 개방계로 인식되었습니다. 따라서 기와 혈이 흐르는 각각의 독립적 순환계가 존재하지 않고 脈이라는 총체적인 순환의 틀 속에서 이들의 흐름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따라서 자연계에서 강우의 유입에 의한 수량의 증대와 하천의 범람, 그리고 자연적 증발이 일어나듯 기혈 사이에서도 상호 간 성상의 변조가 일어난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통 脈을 기의 운행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때는 經脈, (營)血의 운행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때는 血脈이라 칭하지만 많은 경우 구분되지 않고 혼용되어 사용되는 편입니다.

<靈樞․衛氣>에서 “其精氣之行于經者, 爲榮氣”라 하였듯이 營氣는 營血에 깃들어 脈內(中)를 순행합니다. 따라서 脈外를 행하며 ‘慓疾滑利’한 속성을 지닌 衛氣에 비해 상대적으로 순행상 안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陽적 속성을 지니는 衛氣를 衛陽이라고 하고, 陰적 속성을 지니는 營은 營陰이라고 표현하며, 營氣는 營陰(血)에 깃든 내재적 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黃元御는 이를 “營者, 脈中之血, 血中之氣, 是謂營氣”라고 명확히 표현하였습니다.

물은 흐르는 게 속성인데 이 때 물과 흐름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營도 마찬가지로서 營(血) 자체는 물질적 개념이나 이는 脈中에 흐르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氣입니다. 이 때 營(血)은 강물에 비유될 수 있으나 氣는 흐름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血脈에 병리적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은 혈맥 내에서 (營)氣 또는 營血의 운행과정에 울체, 불통이나 폐색, 동요 등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크게 血不利와 血不足의 상황으로 구분됩니다.

血不利와 血不足

血不利는 혈맥에서 혈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을 의미합니다. 血不利로 인해 血虛之狀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실제적인 血不足 상황은 아니므로 이 경우는 원칙적으로 음혈은 부익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血不足은 음혈의 산생이 원활하지 않거나 휴손된 상황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 발현되는 血虛之狀은 음혈의 산생이나 부익을 유도해야 다스릴 수 있습니다. 血不利는 주로 기능적으로 혈맥을 주관하는 肺, 心, 小腸의 문제로 귀결되고 血不足은 陰臟인 脾, 肝, 腎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陰虛는 본래 병위 상 陰分이 허하다는 것을 포괄적으로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陰分이 허하다는 것은 精을 저장하는 오장의 특정 기능이 쇠퇴된 것을 말하므로 ‘勞’의 의미까지 연계, 확대됩니다.

그러나 滋陰派의 등장 이후로 陰虛는 정혈이나 음액의 휴손, 고갈, 기능부전의 의미로 통용되었는데 이는 자음파들이 陰虛를 血虛와 동일하게 간주하거나 血虛의 연장선으로 규정하였기 때문입니다. 血虛가 陰分이 허하다는 측면과 통하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일치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또한 혈병과 진액의 병증이 병기나 병위 상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습니다.

小腸과 血脈

小腸은 胃의 연장선상에서 ‘受盛之府’로서 기능하여 營血의 산생에 기여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小腸은 본질적으로 영혈을 산생하는 脾와 기능적으로 연계됩니다. 따라서 ‘脾生營’이라는 표현과 함께 ‘小腸生營’이라는 표현도 사용됩니다. 이러한 脾와 小腸의 기능적 연계는 相通관계로 표현됩니다.

<靈樞․本藏>에서 心은 小腸과 합하고 小腸은 (血)脈과 응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脾와 小腸에서 산생된 영혈은 心의 추동력에 의해 혈맥을 타고 전신에 산포됩니다. 이러한 측면에 대해 <本經疏證>에서는 通草(木通)조에서 “心은 혈맥을 주관하며 小腸에 합한다. 小腸은 心에서 傳化한 腑이다. 그래서 先哲들은 小腸이 잘 통하면 흉격에 있는 血이 흩어지고 중초에 血이 모이면 小腸이 막힌다고 하였다. 이처럼 혈맥을 잘 소통하는 것이 小腸을 소통하는 근본이고 혈맥이 소통되면 小腸이 잘 통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小腸의 이상은 혈맥에서 營氣의 불통과 영혈의 운행 불리로 인한 병증으로 발현됩니다.

<靈樞․本藏>에서 小腸의 外候를 논하며 “心應脈, 皮厚者, 脈厚, 脈厚者, 小腸厚; 皮薄者, 脈薄, 脈薄者, 小腸薄; 皮緩者, 脈緩, 脈緩者, 小腸大而長; 皮薄而脈冲小者, 小腸小而短; 諸陽經脈皆多紆屈者, 小腸結”이라 하였습니다. ‘皮薄而脈冲小’에서 ‘冲’은 ‘虛’의 의미입니다. 이는 피부가 엷고 번들거리며 혈관이 가느다란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諸陽經脈, 皆多紆屈’이란 천층의 표재성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거나 정맥류처럼 정맥이 노창되며 굽이치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를 小腸의 경기가 맺힌 상태로 보았습니다. 이로 보건대 신체의 특정 부위나 전체에서 혈관의 변성이 발생하여 비정상적으로 외부로 노창되거나 그 이상이 피부를 통해 반영되는 것을 혈맥의 기능을 주관하는 小腸의 이상 징후로 파악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표재성 이상 징후들은 주로 락맥인 血絡을 통해 반영됩니다.

血分의 울증은 기혈 순환의 총량을 감소시키거나 기능 상 저하를 초래하여 음증으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나 인체가 혈행을 늘리려는 보상기전의 과정 중에 오히려 울열이 초래되거나 열증의 양상으로 병변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발현되는 병증의 한열상에 구애되지 말고 혈맥의 소통을 유도하는 치법을 운용하는 것이 타당한데 小腸經의 혈들이 이러한 상황에 특히 좋은 효능을 발휘합니다.

인체의 병위를 표리나 내외의 측면에 입각하여 크게 陽分과 陰分으로 나누어 보자면 陽分과 陰分은 또한 각각 氣分과 血分으로 분획될 수 있습니다. 小腸과 연계된 手太陽經은 陽經으로서 기능적으로 陽分에 작용하고 小腸은 혈맥과 응하므로 小腸經은 陽分에서도 특히 血分에 기능적으로 작용할 것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小腸經은 주로 표재 순환계인 락맥[血絡]에서 혈기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병증에 주도적으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陰分에 해당하는 심부순환체계에서 발생한 血滯시에는 肺經, 心經, 肝經 등을 다스리는 치법을 운용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김관우/ 전북 익산 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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