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정 칼럼 -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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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정 칼럼 - Classic
  • 승인 2009.10.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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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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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시간 지배하는 古典
경전학 핵심 온고이지신

클래식이라고 하면 흔히 음악장르로서의 관현악이나 오케스트라 피아노 선율 등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클래식의 사전적 의미는 “예술과 문학에 있어서 모범적인 작품이나 양식에 대한 가치개념 또는 양식개념(樣式槪念)”이라고 한다. 이 클래식이라는 개념을 번역할 때 흔히 古典이라고 번역을 한다. 이 典이라는 글자는 다시 bible(책의 묶음. 권위 있는 서적, 경전)이라고 번역될 수 있다.

고전이란 얼핏… 오래된, 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것은 자칫 ‘낡은’으로 생각될 수도 있으나, “시대의 비판을 받고 또 그 가치가 확인되어 하나의 모범으로서 영원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수없이 많은 상품과 개념과 의식들이, 건축물과 도시와 국가들이, 생명체들, 별들과 행성들 나타나고 사라진다. 그것들이 사라지지 않고 현대에도 존재하고 통용될 때, 그것은 ‘오래된 것’이 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것은 ‘사라지거나’ ‘박제가 되거나’ ‘멸종’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인류가 알아내고자 하는 지의 원천으로써 가장 classic에 가까운 게 있다면 수학이 아닐까.

백년이 천년이 지나도 수학적 시비가 바뀌는 일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기존개념을 확장해 가는 식의 수학의 발전은 가능하다. 그래서 수학은 과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일은 없으나 종종 철학의 범주에 개입되곤 한다. 개념의 확장은 오롯이 검증이나 증명이 아닌 인간의 정신, 즉 ‘의식의 확장’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황제내경>의 영문 제목이 Yellow Emperor’s Classic이다. 문학이나 예술이 아닌 자연에 대한 관찰서에 classic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은 자칫 당혹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경전을 대할 때 우리는, 이전 판본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 버리는 해리슨내과나 로빈슨병리학과 같은 접근이 아니라 수학적 또는 경전학적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경전학의 핵심은 바로 ‘온고이지신’이다.

언젠가 아산병원에서 연구하는 친구가, “언제쯤 한의계는 아산병원과 같이 병원을 넘어선 빌리지로써 첨단의학과 과학복합단지를 조성하고 권위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지금의 양의학이 넓은 공간을 지배하지만, 긴 시간을 지배할 순 없다. 어차피 인류의 긴 역사에 있어서 저런 스타일의 의학은 한 시대를 풍미하는 fashion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점유하는 사상과의 영합에 마찰하는 듯 보이는 한의학은 fashion이 아니라 classic이 되어 긴 시간을 점유할 것이다. 바하가 아이돌 그룹을 부러워 할리 있겠는가”라는 답변을 했다.

우리는 종종 첨단 fashion을 추종하고 부러워 하지만,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검증되어 고전이 된 것을 溫故知新할 수 있는 passion! 열정! 일 것이다.

장혜정/ 강원 춘천시 봄내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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