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양방 감기치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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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양방 감기치료 우려스럽다
  • 승인 2009.10.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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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 감기치료 우려스럽다

감기는 경증으로 분류되는 흔한 질병이다. 감기로 인한 평균 의료기관 내원 일수는 1.47일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원희목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1/4분기 동안 ‘감기(J00~J06)’를 주상병으로 내원한 일수를 조사한 결과 143개 의료기관(종합병원·병원·의원)에서 20일 이상 내원한 환자 수가 210명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은 평균 내원 일수의 13.6배에 달한다. 전체 의료기관 수에 비해서는 소수에 불과할지라도 150곳이라는 수치는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 자료에서는 20일 이상의 경우만 조사했지만 15일, 또는 10일 이상 치료한 기관 수를 조사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궁금하다.

내원 일수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항생제 처방률이다. 실제 전현희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2008년 4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5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네덜란드 16%, 말레이시아 26%보다 높고 특히 비교적 처방률이 높은 미국(47%)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이러한 약물남용은 특히 내성 바이러스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전 의원은 “우리나라가 항생제 남용비율이 높아 항생제 내성 바이러스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단 항생제 뿐만 아니라 진해제나 거담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처방도 우려감을 낳기는 마찬가지다. 서울대병원에서 발표한 감기에 대한 자료를 보면 “중이염 폐렴 등 세균성으로 증명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며 진해제 거담제 항히스타민제가 감기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으며 소아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과다한 내원 일수, 높은 항생제 처방률 등은 의료윤리에 있어서도 양방 의학계의 자성이 필요한 부분임은 자명하다. 또 한편으로는 항생제 내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한의학으로 감기환자들의 눈길이 돌려질 수는 없을까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실제로 일선에서 만난 많은 한의사들은 “자연치유력을 높여 환자가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된다 하더라도 감염되지 않도록 건강한 상태로 만들어 주는 한의학적 치료의 우수성이 국민들에게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한의원은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한의학적 감기치료의 우수성을 알리고 치료를 시도해 감기환자들의 유입률을 높이고 있다. 실례로 최환영 한의협 명예회장(명한의원장)은 “환자들은 아이들이 감기가 걸리면 곧바로 한의원에 데려온다”며 한의사들이 바이러스질환에 보다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한의사 개개인이 환자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하지만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것은 공동대응이다. “몇년 전 감기치료는 한방에서 하자는 내용으로 홍보 캠페인을 벌이면서 양방 의학계의 고발 등 세찬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실제로 감기환자가 많이 늘었다”며 홍보 캠페인의 효과를 증명한 어떤 개원의의 말이 떠오른다. 조심스런 접근도 필요하겠지만 일선의 많은 한의사는 한의학계 대표 단체들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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