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OMSTA 브라질 봉사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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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OMSTA 브라질 봉사 참가기
  • 승인 2003.04.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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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대륙에 심은 한방인술과 코리안의 얼

-KOMSTA단원 안초흥(파주 서울경희한의원)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는 늘 기대반 걱정반이다. 이번 브라질 의료봉사도 KOMSTA 첫 활동무대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여느 의료봉사가 소홀할 수 있겠는가마는 지구 저 반대편 남미대륙에 우리의 새로운 터를 마련하는 전기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때문에 혹시 충분치 못한 약품과 짧은 기간에 뭔가를 보여주여야 하는 제한조건 때문에 괜스레 생색만 내는 결과가 될까봐 부담감이 앞서기도 하였다. 참가자는 한의사 14인과 약사2인, 간호사 1인, KOMSTA 관계자 1인, 그리고 SBS 기자 1인으로 총 19명이었고, 봉사기간은 7월27일부터 8월6일까지였다.

7월27∼28일
오전 8시 30분, 에어포트 호텔에서의 오리엔테이션. 처음이지만 낯설지는 않다.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모인, 앞으로 10여일을 함께 보낼 동지라는 연대감이 우리의 눈빛을 부드럽게 만들었으며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였다.

간단한 소개와 수인사를 마치고 김호순 단장님의 주재하에 KOMSTA 윤리강령에 따른 선서를 하고 세부일정 및 이번 봉사에 관련된 주의사항을 들었다.

13시 30분에 일본행 비행기를 타고 15시 40분 정도에 일본에 중간 기착했다. 저녁 7시에 브라질의 바릭 항공을 타고 길고도 지루한 이동이 시작됐다. LA를 거쳐 상파울루에 도착하니 현지 시각으로 새벽 6시였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축구와 쌈바의 나라. 아마존의 나라에 도착하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대합실로 나오니 현지교민 몇 분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낯선 지역과 낯선 언어라는 이유로 약간은 두려움 속에 대합실을 빠져나온 단원들은 무척 반가워하였다. 현지 상원의원장이 조처를 해놓은건 지 예상보다 수월하게 입국절차가 이루어졌다. 특히 약에 대한 통관이 까다로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버스에 몸을 싣고 먼저 찾은 곳은 진료 장소 예정지인 강가이바의 한 성당이었다.

성당에 도착한 단원들은 임진기 팀장의 지휘아래 재빠른 논의를 거친 후에, 진료실 배정을 하였다. 배드를 이동하고 책상을 옮기는 등 분주한 셋팅 작업이었다.

현지에서의 자원봉사를 자처했던 경희대 한의대생의 부친께서 KOMSTA의 봉사를 반기는 의미에서 점심을 제공하셨는데 푸짐한 접대였다. 저녁에는 현지 교민들과 의료봉사기간에 통역을 맡은 요원들과의 협의를 겸한 만찬이 계속되었다.

7월 29일
7시 40분에 출발하여 9시경에 진료지에 도착하였다. 강가이바는 상파울루의 외곽으로, 우리네의 주택가 모양으로 한가하게 보이는 동네인 빈민촌이다.

비온 뒤라 그런지 날씨는 흐리고 기온이 예상보다 차갑다. 두터운 옷을 입었지만 그래도 춥게 느껴진다.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아 보이질 않는다. 한편으로는 안심이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여독이 풀리질 않은 몸을 위해선 반갑고, 보다 많은 진료의 성과를 올려 우리의 한방을 알리는데는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상반된 생각 때문이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현지교민과 관계자들의 기대에 혹시나 부응하지 못할까? 하는 걱정도 앞섰다.

진료는 남자진료실, 여자 진료실, 소아과, 약제실 등으로 나누어 진행하기로 하였고, 차가운 날씨관계로 유침시간은 5분이내로 하기로 하였다.
나의 첫 환자는 동통환자였다. 다음 환자도 허리가 아프다 한다. 우리네와 비슷하였다.

진료실은 차츰 열기로 달아오르고 모두들 열심이었다. 약은 부족(약제 통관이 안될까봐 최소의 분량을 준비했었다)하고 가진 것은 침과 뜸 그리고 부항 뿐이었지만 마음은 학생때의 봉사정신으로 되돌아간 듯 순수해졌으며, 차츰 몸도 풀리고 분위기도 익숙해졌다. 음식이 풍부해서 그런지 다른 봉사지역과는 다르게 허로병은 많이 보일질 않고 한국에서 흔히 보는 동통환자. 그리고 영양과도에 따른 심혈관계 질환이 많았다.

진료는 오후 5시가 넘어 끝났다. 모두들 표정이 밝아 보인다. 벌써 적응이 되어가는 것이리라.

석식을 마치고 경산대 김종대 교수님이 준비하신 비만에 관한 세미나가 있었다. 한방에 관심있는 현지 의사도 여러분이 참석하였다.

7월30일
숙소 아래에 누가 강아지를 매어 놓은 듯, 밤새 짖어대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지만 다시 새날의 일정은 시작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 베란다에서 밖을 보니 등교하는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이 보인다. 나중에 들었지만 이곳 학교는 삼교대로 운영되고 학생들은 자기가 편한 시간을 택해 수업을 받는다고 한다. 참 편한 학생들이다. 진료지에 도착하니 수십명의 환자가 대기중이다. 표정들이 밝은 걸 보니 반응이 좋은가 보다. 낯익은 환자도 보이고..., 아무튼 어제보다는 전체적으로 한결 분위기가 좋다.

재진 환자에게 반응이 어떠냐고 물으니 엄지를 치켜들고 너무나 익숙한 말인 “따봉(괜찮다, 좋다라는 의미라고 함)”을 외쳤다.

진료는 계속되고 대기 환자는 줄지를 않는다. 접수를 미리 종료했으나 900여명을 진료했으니 단원들이 모두 파김치가 되었다. 그러나 모두들 밝은 표정인 것은 봉사를 한 뿌듯함 때문이리라.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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