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뜸의 날’ 선포식 불발에 유감을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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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뜸의 날’ 선포식 불발에 유감을 표하며
  • 승인 2009.09.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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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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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뜸의 날’ 선포식이 무산되었다. 3월 초 선출된 침구학회장이 중점사업으로 “9월9일 뜸의 날 제정”을 협회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제안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지난 723호 사설은 주로 침구학회 쪽에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갔으나, 저간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번 일은 학회와 협회의 공조 부족보다는 거의 전적으로 협회의 무능력과 나태함 탓이라 여겨진다.

지나간 일에 가타부타 해봤자 “누워서 침 뱉기”이지만, 그럼에도 재삼 거론하는 까닭은 지난 9월6일 뜸 임상 전국한의학학술대회나 9월9일 뜸 기획세미나에서 보여준 회원들의 열의를 보더라도 ‘뜸의 날’은 한의계에서 반드시 제정되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의사의 권익을 위해 일해야 할 협회를 아끼는 충정에서 내는 쓴소리이니, 혹 협회 관계자분들은 애정 어린 채찍으로 받아주시길 바란다.

우선 신임 학회장의 취임사 첫 마디가 ‘뜸의 날’ 제정이었고, 평소 학회활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협회라면, 전체 한의사들의 권익 신장에 도움이 될 신임 학회장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능동적·적극적으로 반응했어야 한다.

협회가 김남수씨 문제로 곤혹스런 처지에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3월 초부터 학회와 더불어 ‘뜸의 날’ 제정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어야 마땅하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 되어선 곤란하지 않은가?

한의학의 치료방법을 흔히 ‘一鍼 二灸 三藥’이라고 하지만 그간 우리는 유독 뜸에 대해 소홀했다. 효과가 미약하거나 위험해서가 아니라 구흔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김남수씨는 이 틈을 비집고 의료봉사라는 미명하에 매스컴을 타고, 불법의료행위가 오히려 미화되고, 그도 모자라 터무니없는 ‘뜸 시술 자율화 법안’까지 거론될 정도로….

하지만 뜸은 한의사들의 전문의료 영역이다. 무면허업자와 무책임한 매스컴이 조성해 놓은 붐에 뒷북치는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 세미나나 학술대회를 통해 회원들의 뜸 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사용하기 편한 다양한 종류의 뜸을 연구·개발하는 게 학회의 몫이라면, 대국민 홍보를 통해 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계몽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협회의 몫이다. 모쪼록 협회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을 바라고 또 믿는다.


안세영 경희대학교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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