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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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29)
  • 승인 2009.07.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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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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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心勝格과 君火方 ■

* 氣는 기본적으로 陽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火는 氣의 陽적인 속성이 발현되는 양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리적 측면에서 火는 생명 유지의 근원인 양기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素問·生氣通天論』에서는 “凡陰陽之要, 陽密乃固”라 하여 양기를 잘 보전하는 것이 건강의 요체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그러나 火가 지나치면 오히려 正氣를 소모시킵니다. 『素問·陰陽應象大論』에서는 “壯火之氣衰, 少火之氣壯, 壯火食氣, 氣食少火, 壯火散氣, 少火生氣”라 하여 火의 이중적 속성을 壯火와 少火로 표현하였습니다. 기가 잘 선통하면 양적인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휘하나 그 운행이 막히고 울체될 경우 壯火로 화하여 병리적 열을 조장하게 됩니다. 생리적 측면에서 少火는 조장되어야 하지만 병리적으로 작용하는 壯火는 억제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食氣’하고 ‘散氣’하는 壯火를 억제시키는 치법으로 心勝格이 운용되는 것입니다. 心의 본기는 君火이므로 心을 제어하는 心勝格의 작용은 유추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즉 心勝格은 火의 주동 경락인 心의 항진에서 유발된 제반 心實證을 다스립니다.

心勝格: 陰谷, 少海 보; 太白, 神門 사

* 少陰經의 水穴인 陰谷, 少海를 보하여 火의 항진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특히 少海는 心經의 水穴이며 小腸經의 非天符要穴로서 淸熱滋陰, 生血을 유도하는 작용을 발휘합니다. 따라서 血分의 열증을 다스리는데 좋은 효능을 발휘합니다.

* ‘子能令母實’하므로 火의 子인 土에 해당하는 太白, 神門을 사하여 母氣인 火氣를 제어하고 心의 실증 상태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열증에 火穴을 직접 사하지 않고 火의 子인 土穴을 사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心經과 脾經은 상접하는 경락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原穴인 太白과 神門을 함께 사하면 心中이나 心下의 영역에 울체된 열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이 이때의 열은 結聚된 熱結의 양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화열은 속성상 발산하려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울체될 경우 心中이나 心下, 특히 臍上에 결취하게 되며 실제적으로 복진상 촉진이 가능한 結을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鍼灸聚英』에는 神門의 주치중 心積과 伏梁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는 神門이 心氣不暢으로 발생하는 심하부나 상복부의 경결, 적취를 다스릴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心勝格은 心熱證시 심하의 영역과 臍上에서 (熱)結이 촉지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운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합니다.

君火方: 丹田 迎; 陰谷, 少海 보; 大敦, 少衝 사

* 心勝格은 여러 종류의 변형들로도 운용됩니다. 그중 하나가 君火方입니다. 이는 心正格의 보사만을 그대로 뒤집은 心勝格(Ⅱ)형에 해당합니다. 木穴인 大敦, 少衝을 사한 것은 木鬱化火의 기전을 차단시키기 위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역한 혈기가 열로 화한 것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 사암은 ‘瞀瘈, 暴瘖, 狂越, 罵詈’가 君火에 의해 발병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病機十九條에서 “諸熱瞀瘈, 皆屬于火”라고 하였는데 이는 화열에 의한 열증의 기본 병기로서 瞀瘈, 暴瘖은 주로 열성병변의 고열기에 나타나는 증상을 말합니다.
또한 病機十九條에서 “諸躁狂越, 皆屬于火”라고 하였는데 狂越, 罵詈는 화열에 의해 유발된 神志의 병증으로 조증이나 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질환부터 과잉행동장애 등을 포괄합니다.
心은 神明을 주관하므로 心熱이 항진되면 神志가 교란되어 신경정신과적 병변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 한편 君火의 항진으로 인한 병증에 心勝格 원형이 아닌 心勝格(Ⅱ)형을 제시했다는 것은 心熱證이더라도 太白, 神門을 사하는 경우와 大敦, 少衝을 사하는 경우에 병증상 차이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大敦, 少衝은 心下痞를 다스리는데 유효한 井穴이므로(『難經』에서 井穴은 心下痞를 다스린다고 하였습니다.) 君火方은 心熱의 징후가 심하부에 痞症으로 반영되는 경우에 적절한 치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君火方은 熱痞를 다스리기에 적합한 구조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君火方은 黃連解毒湯證이나 三黃瀉心湯證 등에 운용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이들 처방은 黃芩, 黃連이 공통적으로 배오되어 있는데 『藥徵』에서는 黃芩의 주치로 心下痞를, 黃連의 旁治중에 心下痞를 언급하였습니다.
이로 보자면 黃芩, 黃連이 배오된 처방증에서는 熱痞의 징후로 心下痞가 나타남을 알 수 있습니다. 痞는 환자의 자각적 불편함을 반영하지 구체적인 結을 형성하지는 않습니다. 즉 君火方의 적응증은 심열증이더라도 熱結의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太白, 神門을 사하는 心勝格의 적응증과 차이를 보입니다.

* 心勝格이나 君火方 모두 心火亢炎으로 인한 제반 병증에 광범위하게 운용됩니다. 비교적 체력이 있는 편이며 상열감, 안구나 안면의 충혈, 불면, 초조감과 불안, 두통, 衄血, 口瘡, 口乾, 심계 등이 나타나는 것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또한 열성병변의 고열기, 그에 동반되는 열궐이나 瘈瘲, 혈압상승, 중풍전조증 등에도 운용될 수 있습니다.

* 제 개인적으로는 복진을 통해 心勝格과 君火方의 운용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心勝格의 적응증은 특히 臍上부가 경결되어 강한 압통이 나타나며 복부대동맥의 박동이 현저히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難經』에서 心病의 내증으로 ‘臍上有動氣, 按之牢若痛’이 나타난다고 한 점을 상기하면 됩니다.
한편 臍上부의 경결이 심한 경우 명치 아래에서 배꼽까지 길게 이어지는 積塊인 伏梁이 촉지되기도 합니다. 이는 手少陰經筋이 “結於胸中, 循賁, 下繫於臍”한다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원래 사암침법에서 心積인 伏梁의 치법으로 心正格이 제시되었지만 열증일 경우 心勝格이나 그 변용방인 熱痰方을 통해 대처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개인적으로 사암침법을 운용하는 근거를 복진을 통해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암침법 치방을 운용하는데 좀더 객관성과 보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만 아무래도 제 개인적 경험의 측면이 많다는 걸 부인할 수 없습니다.
독자 제현들의 임상적 응용과 검증을 부탁드립니다. <격주연재>

김관우
전북 익산 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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