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조선의 직심법 ‘石虎鍼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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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조선의 직심법 ‘石虎鍼法(1)’
  • 승인 2009.06.1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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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금선, 윤시진

전금선, 윤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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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호침법이란?
■ 글 싣는 순서 ■
1. 석호침법이란?
2. 석호침의 특징
3. 석호침의 장점
4. 침으로 치료 가능한 범주(침의 응급치료적 효과)
5. 침 치료의 정형적 효과
6. IMS와 석호침법
7. 침과 면역
8. 석호침법의 임상 사례
9. 개원한의사가 나아갈 길에 대한 소고


침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石虎鍼法’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금선 원장이 부친으로부터 전수받아 시술하고 있던 것을 지난해 초 한의통증제형학회 임원진에게 공개하고 이를 한의계에 확대키로 한 지 불과 1년만에 석호침법을 배우는 한의사가 500명에 이르고 있다.
본지는 이 석호침법이 ‘내 것’이 아닌 ‘우리 것’이 돼야 한다는 부친의 당부와 전 원장부부의 의지에 따라 약 15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기존 체침과 침의 굵기·자입 깊이·자극강도 차이 현저

1. 석호침법이란?

한의사라면 임상을 하다보면 환자들을 통해서 한번쯤 이런 이야기를 접해보았을 것이다. ‘옛날 시골에서 아픈 적이 있을 때 대침을 맞고 나았다’, ‘옛날에 아파서 침을 맞았는데 아파서 기절했다’는 말을. 이러한 이야기는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어디에서든지 보편적으로 들을 수 있다.
이것은 분명 현재 우리 한의사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호침(직경 0.25mm, 0.30mm)이 아닌 좀 더 굵고, 길이가 긴 침을 이용한 침구술이 존재했으며,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대부분의 한의원에는 대침은 자취를 감추고, 현재의 호침만 남았다. 이것은 분명 그러한 침구술이 호침보다 치료가 잘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침구술을 전수하는 명맥이 끊어져서라고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현재의 침구술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큰 변화를 겪었다. 현재 사용되는 호침이 보편화된 것도 일제 강점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예측된다.(정확한 정황은 앞으로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작년 추석전후해서 KBS를 통해 방영된 ‘구당 김남수의 침뜸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의사로서 엄청난 불쾌감을 느꼈다. 그가 행하는 침구술이 마치 기묘하고, 난치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침구체계인 양 떠들어대는 매스컴의 행태도 불쾌했지만, 통상적으로 지금 보편적 한의원에서 치료하는 침구체계와 별다른 것이 없는 것을 한의사들은 그런 치료행위를 못하는 것처럼 배제시킨 KBS를 비롯한 공중파 방송의 행태에 불쾌감을 느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필자는 안도감과 자신감을 느꼈다. 김남수씨가 행하는 침술이 우리 고유 조선침의 전통이 아니라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개량된 침사, 구사들의 치료형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침구학은 중국, 한국, 일본을 비롯한 한자문화권에서 보편적 치료행위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각 나라, 각 지방마다 특성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침구술이 존재해 왔다고 생각된다. 석호침은 조선에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우리 침구술을 체계화시키고, 혈위를 현대적 질병에 맞게 재구성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로부터 폄석과 침구는 동방에서 왔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존재했던 침구술은 현재 중국에서 전래된 침구학 서적에서 나오는 혈위와 혈의 자입 깊이와는 달랐을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석호침(한국 전통침)을 강의받은 한의사 선생님들이 첫째로 침의 굵기에 놀라고, 둘째로 침의 자입깊이에 놀라고, 셋째로 침의 자극강도에 놀란다. 이것은 기존 우리가 사용하는 호침과는 사뭇 다른 침임에는 틀림없다.

2. 침법의 특징

石虎鍼은 鍼을 刺鍼함에 있어서 여러 다른 鍼法과 다른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첫째, 오랜 시간 鍼을 留鍼시키는 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둘째, 捻轉法을 제외한 다른 手技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셋째, 여타 다른 鍼法과 달리 鍼의 刺入 깊이가 깊다는 것이다.
넷째, 遠位取穴을 하지 않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병소에 바로 刺入한다.
다섯째,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鍼法이 모두 直刺이고, 斜刺가 거의 없다.
여섯째,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毫鍼보다 굵은 鍼을 사용한다.
일곱째, 나름의 독특한 경혈 구성이 되어 있다.

여러 방면에서 볼 때 石虎鍼은 기존의 다른 鍼法과 달리 독특한 鍼術 구사법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기존에 사용하는 體鍼法의 鍼法과 대체로 유사하지만, 그런 體鍼法과는 구분되는 鍼 굵기와 鍼 刺入 깊이 및 鍼灸 구사법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鍼을 구사함에 있어 毫鍼을 사용하여 몇 分 내지 몇 寸의 깊이에 鍼을 留鍼시키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發鍼하고, 留鍼시 간혹 적당한 補瀉를 행하는, 이러한 형태만이 鍼 구사의 정형인 것처럼 여겨졌다. 형식은 다르지만 이러한 정형에 벗어나는 鍼法은 거의 없었다. 특별한 의문이나 비판 없이 마치 이러한 것이 鍼法의 정형인 것처럼 받아들여져왔다.

鍼灸學의 가장 기본적인 內經에서조차 鍼의 留鍼에 대한 정확한 시간이나 모든 질병에 留鍼을 시켜야 한다는 정확한 기록이 없다. 후세 의가에 의해서 해석된 부분에 의한 留鍼의 시간만이 존재할 뿐, 누구도 의문을 제시한 적이 없다.
得氣가 충분히 이루어졌다면 단 몇 초의 순간적 자극으로도 鍼을 놓는 충분한 효력이 발생할 것이고, 得氣를 이루지 못했다면 몇 시간 아니 며칠의 留鍼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누구도 정확한 得氣의 시간을 이야기할 수 없다. 단 환자가 느끼는 감각과 鍼述을 구사하는 의사의 손끝에서 그 시간이 정해질 수밖에 없다. <계속>

전금선
한의통증제형학회 석호침법 계승위원회 위원장, 서울 양천구 아라야한의원

윤시진
교육위원, 서울 양천구 아라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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