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한의협엔 없는 것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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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한의협엔 없는 것 4가지
  • 승인 2009.06.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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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용기·헌신성·사명감 -

대한한의사협회 취재를 다녀오면 항상 씁쓸한 마음이다. 중앙이사회를 비롯한 전국이사회, 전문의 T/F회의 하다못해 한의협의 주간계획표 역시 기자에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있었던 중앙이사회 회의와 13일 전국이사회에서도 취재차 한의협을 방문했으나 기자에게 돌아온 말은 회의는 대외비로 진행되니 퇴실해 달라는 요구였다.

보통 회의가 대외비 즉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하면 관계인사를 제외하고 외부인사가 퇴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회의 시작 전부터 퇴실을 요구하고 그날의 주요안건이나 의제는 물론 자료집까지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이유와 속사정을 모르겠다. 아니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회의가 끝나고 따로 브리핑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자료집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회의록도 회의가 끝나고 한참 후에나 공개된다. 한의사가 아니기에 한의사들의 공식 통신망인 AKOM에 접속할 수는 없지만 홈페이지에는 지난 5월9일 개최된 제20, 21회 회의결과만 덩그러니 올려져 있다는 불만도 어느 한의사에게 들은 적이 있다.

회의에 참석한 한의협 임직원을 제외하고는 그날의 핵심사안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문득 지금의 한의협을 볼 때마다 가장 중요한 4가지가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것은 소통·용기·헌신성·사명감이다.

중앙회를 자처하는 한의협이 일선 한의사와의 자유로운 소통을 거부하는 것은 회무에 방해가 된다면 작은 저항이나 반대의견조차 묵살하는 편이 오히려 편하다는 생각과 다를 바 없다. 소통능력의 부재인 것이다. 여기에 뒷감당이 귀찮고 두렵다는 생각에 언론의 작은 비판마저 외면해 용기와 배짱도 없는 한의협이 되고 말았다.

한의학을 폄훼하고 악의적으로 비난하려는 언론의 공격에는 한의협이 최일선에서 방어해야겠지만 한의협이 비판받는 것을 두려워해 무조건 숨기고 보자는 사고방식과 행동은 결국 회원 한의사들의 권익과 요구를 위해 일하겠다던 한의협을 어느덧 헌신성 없고 최소한의 사명감마저 없는 기구로 전락시켰다.

한의협의 고위임원은 기자가 이러한 사실을 말하면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 언제 민족의학신문이 한의협에 좋은 기사를 써줬습니까? 매일 안좋은 소리만 했지…”
잘한다 하는 이야기만 듣고 싶다면 정말 좋아할 만한 기사를 써줄 수도 있다.

한의협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긍정적인 면과 취지만을 부각해 예상되는 문제점이나 행정적 착오를 덮어버리는 기사를 쓰기는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녕 이것이 한의협을 비롯한 일선한의사 전체가 바라는 일인지 묻고 싶다.

민족의학신문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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