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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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35)
  • 승인 2009.05.2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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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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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廣西약용식물원(下)
답사단이 광시(廣西)약용식물원을 찾아 갔던 날은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장대비 속에서 카메라가 비에 흠뻑 젖었지만 중국식 비옷을 걸친 채 사진을 계속 찍었다. 렌즈에 서리가 끼여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한약 찾기에 열중하였다.

카메라 필름용 카드를 바꾸기 위해서 화장실로 가서 습기를 피하며 조심스레 갈아 끼우기도 하였다. 빗속에서 우산을 들고 식물을 찍으니 자세도 엉망이고 안경을 쓰니 더더욱 불편하였다. 빗속에서 애쓴 보람도 없이 나중에 나온 사진을 보니 렌즈에 습기가 있어 사진마다 귀퉁이가 뿌연 장면이 연출되었다.

아마 이런 모습을 누군가 옆에서 지켜보았다면 도대체 저 사람들은 뭣 때문에 이런 억수 같은 빗속에서 사진을 찍을까 궁금해 하였을 것이다. 다들 언제 여기에 다시 올까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점심도 거른 채 그 빗속에서 사진 촬영에 몰두하였다.

광시약용식물원은 본초강목 초부, 본초처방 회랑, 광시특산약물구역, 목본약물구역, 덩굴약물구역, 강과약물구역, 희귀멸종약물구역, 민족약물구역, 약용동물구역 등의 재배구역으로 나누고 4천여 종의 국내외 약용식물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남쪽지방의 이름을 붙인 광서마두령, 해남대풍자, 온울금 등의 특산 약용식물들도 관찰할 수 있다.

그 중 목본약물원은 이 약용식물원의 최대 약물원으로 면적이 10헥타르에 이르며 목본약물 천여 종이 심어져 있다. 삼목약재(三木藥材)라고 소개한 두충, 황백, 후박도 자세한 안내판과 함께 잘 전시되어 있다. 해당화를 연구하는 필자에게 해당화 종류인 월계화 꽃을 볼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었다. 용혈수, 소목, 침향, 파두, 대엽조구등 등 많은 약용식물들도 자라고 있다.

본초강목 초부의 전시구역은 면적이 1.5헥타르로 이시진 선생의 ‘본초강목’에 따라 공간을 조성하여 약 300여종의 한약식물들을 잘 관찰할 수 있게 전시하였다. 이 지역에는 짚신나물인 선학초, 백지, 파극천, 호장, 보골지, 금전초, 엉겅퀴, 하수오, 다투라 등의 약용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특히 본초처방 회랑이 있는 안내판에는 본초강목 중 중국의 중약처방과 광시 소수민족의 본초처방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한국도 소개되어 있다.

회랑에 전시된 주요 약용식물들은 ①호흡계통질병 관련의 마늘, 생강, 박하, 감초, 금은화, 금전초 ②소화계통질병 관련의 오수유, 석곡, 위령선, 강황, 호장, 시호, 익지 등 ③순환계통질병 관련의 황기, 단삼, 익모초, 백동, 하수오, 황정 등 ④비뇨계통질병 관련의 대청엽, 구맥, 포공영 등 ⑤신경계통질병 관련의 등심초, 석창포, 항국, 소회향, 방풍 등 ⑥운동계통질병 관련의 사방등, 육방등, 과강용(過江龍) 등 ⑦생식계통질병 관련의 음양곽, 금앵자, 파극천, 사상자, 오미자, 선모 등 ⑧신진대사질병 관련의 동과, 남과, 선인장 등 ⑨종기, 종양 질병 관련의 백화사설초, 산두근 등 ⑩전염병 관련의 천초, 홍견채, 현삼 등이다.

약용식물원에는 약선관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식당에서 한약재로 만든 식사를 제공하고 있어 식물원의 특징을 잘 살린 특색 있는 약용식물원이었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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