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의 진료의 기술(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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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의 진료의 기술(21)
  • 승인 2009.05.2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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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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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전에 사전파악 해야 하는 것들

지난 호에서 환자를 진료실로 맞아들이기 전에 우선 환자가 우리 한의원에 왜 왔는지, 즉 한의원을 찾아온 이유(주소증)와 목적(내원의도)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특히 내원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손쉬운 일은 아닙니다. 접수실 직원이 세련되지 못한 질문을 던졌다가는 자칫 환자분의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접수실이라는 공간은 말 그대로 접수하는 곳이고, 전화도 받고, 때로 수납도 하고, 환자분 안내도 하고, 또 어떤 한의원에서는 약을 조제하기까지 하는 매우 바쁜 공간입니다. 거기서 환자의 내원의도를 지혜롭게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능하면 별도의 공간에서 예진을 하면서 환자의 내원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예진을 꼭 부원장이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직원 한 명을 훈련시켜 예진을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잘 키운 여직원 한 명, 열 부원장 부럽지 않습니다.

아니면 진료 전에 설문지를 통해서 할 수도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예약을 받는다면 사전에 해당사항에 체크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젊은 환자를 대한다면, 전화 예약 혹은 인터넷 예약 시에 이메일 주소를 묻고, 이메일로 설문지를 미리 주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메일로 신상정보를 미리 받으면 접수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서 환자편에서도 편리합니다.

원장님과 환자분이 직접 얼굴을 마주 대하기 전에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안면을 터두면, 실제 진료실에서 만날 때는 첫 만남이라도 마치 구면과 같은 친근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료를 한 편의 드라마에 비유한다면 이메일 교환을 통해 멋진 예고편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메일 설문조사는 예약환자의 예약부도를 방지하는 데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이메일을 교환하면서 환자분이 왜 한의원을 찾아오려고 하는지, 그 내원의도는 다 드러나게 돼 있습니다.

자, 그 외에도 진료 전에 파악해야 할 사항들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소개자, 내원경로, 가족관계를 파악해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의 소개로 왔다고 하면 그 소개환자가 누구인지 미리 찾아보시고, ‘그 분의 소개로 왔으니 더 특별한 대우를 받을 것이다’라는 암시를 주십시오. 물론 실제로 특혜를 드리시고, 또 소개해주신 분께 감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마시구요. 이를 위해 이 모든 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시는 것이 유용할 것입니다. 종이차트를 사용하시는 원장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환자분의 주소, 회사, 직업을 아는 것은 그 분의 생활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활환경은 환자가 겪는 그 고통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자주 놓치는 것이 바로 환자분의 이름입니다. 환자분의 이름을 정확하게 머리 속에 외우고, 진료 중에 환자분의 이름을 불러가면서 친근한 진료를 해야 합니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차트를 뒤적이는 모습이야말로 신뢰감을 하락시키는 주원인이 됩니다.

이재성
한의사, LK의료경영연구소 소장
(w ww.lkmri.org)
前 MBC 라디오동의보감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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