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한의사 릴레이 인터뷰] 4. 손광석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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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한의사 릴레이 인터뷰] 4. 손광석 국장
  • 승인 2009.05.2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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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문화적 헤게모니 찾기 전략 절실

한의학의 미래를 논하다
4. 손광석 교정의서국장(한의학전문서적 출판사)


“한의계도 문화적 헤게모니가 필요합니다.”
교정의서국(한의학전문서적 출판사) 손광석 국장(32)은 “한의계는 어떠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서 “김남수 씨 측근들은 자신들이 박해받는 민족의학의 수호자라며 한의사들을 돈만 밝히는 기득권세력이라고 몰아세웠으며, 양방 의사들은 몇 년 전부터 인터넷이나 환자진료상에서 한의학에 대한 안티발언들을 계속해왔고 심지어 한의계는 그들의 주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끌려가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의계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국장은 한의학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하는지, 또 한의계가 바라는 방향으로 고칠 수 있는 방안들을 생각해야 하는데 한의계의 정책이나 전략의 부재가 심각하다면서 이 점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

■ 다양한 문화적 시도 필요

끊임없이 회자되는 한약의 안전성 문제는 국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데도 이러한 부분까지 한의사의 책임으로 떠넘겨지고 부정적인 인식만 쌓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탈크 문제만 해도 타 직역에서는 오히려 이를 국가의 책임으로 간주하고 당당하게 성명서까지 발표했는데 한의계는 입장표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한의계는 사방이 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우호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대처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문화 전반적인 측면에서 한의학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를테면 여러 스타한의사 배출을 통한 한의학홍보나 허준과 같은 한의학드라마 제작, 혹은 만화나 소설 같은 책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한의학을 알리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종의 한의학계의 ‘해리포터’가 나온다면 그 홍보효과는 대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 국장은 한의학이 치료의학으로서 입지를 굳히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동안 한의학은 국민들에게 아프면 꼭 한의원에 가야 한다거나 한약을 먹어야 한다는 식의 인식을 심어주지 못했다며 이러한 것들이 지금의 위기를 가져온 것이라고 보았다. 한의학이 치료의학으로서 바로서지 못한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기본적인 질환들부터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한의대 교육과 연결되는 것으로 임상과 연계되지 못하는 교육의 현실이 문제입니다. 환자와 바로 맞닥뜨릴 수 있는 실습이 부족하고 기본적인 질환에 있어 대항할 수 있는 처치와 실습교육 등 매뉴얼이 개발돼야 할 것입니다.”
손 국장은 “한의사들이 왜 한의학에는 임플란트같은 것이 없느냐는 얘기도 많이 한다”면서 “수요창출이 많이 되면 좋겠지만 한의사들의 인력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어렵지만 한방미용성형 등 새로운 영역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을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가장 좋았던 시기로 꼽는 손 국장은 소위 한류 바람이 불면서 전반적으로 한의학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고 한의학에 대한 신비감이 존재했다며 특히 허준·대장금 같은 드라마가 등장하면서 한의학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그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미디어 속에서 보여지는 허준의 모습은 백성의 아픔을 함께 하고 인술을 베푸는 모습이었는데 그런 인식들을 어느 순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한의사들에 대한 인식이 다른 전문직과 별반 차이 없는 똑같이 돈만 밝히는 전문직으로, 기득권세력으로 인식되면서 사회적으로 우리의 아군이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런 상황을 한의계가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他분야와 소통하는 지혜갖자

최근 정부가 의료서비스선진화 과제를 확정지은 데 대해서는 자본에 의료인력들이 예속화되면서 자본을 대변하는 입장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에는 의사로서 최소한의 도덕성이나 인술을 추구하는 당위성이 남아있었다면 앞으로는 의사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내팽겨치고 자본이 시키는 대로 해야 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것은 국민이 될 것이며, 만약 의료민영화가 되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한의학이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한·양방을 떠나 모든 의료인들이 반대하고 막아야 하는 사안으로 특히 한의사들은 지금까지의 다소 폐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폭넓게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손 국장이 지난 2006년부터 이끌고 있는 출판사 이름은 송나라 때 교정의서국에서 따왔다. 그는 “교정의서국이 한의사나 한의학연구집단들이 연구결과물을 부담없이 발표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한의계를 대표하는 전문 출판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출판물로는 ‘동동전집’, ‘새로운 한의학 터닦기’ 등이 있다.
본업인 한의사로서 그의 롤모델은 소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요산 김태국 선생이다. 한의학에 대한 자신감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대하는 모습이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인격적인 면을 닮고 싶다고.

손 국장은 “한의대에 들어오면 처음에는 암을 정복하겠다는 거창한 꿈들을 많이 꾸는데 막상 현실에서는 감기하나도 잘 보기 어렵다”며 “이런 기본질환들을 제대로 치료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고, 치료의학으로서 한의학의 가능성과 한의계가 좀 더 풍성해지는 데 일조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일반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동의대 한의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교정의서국장을 맡고 있다. 복치의학회 홍보이사로도 활동 중이며, 미혼이다.

민족의학신문 강은희 기자 leona01@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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