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한의학] 3. 원예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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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한의학] 3. 원예요법
  • 승인 2009.05.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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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시대에 잘 어울리는 건강법

옛날 사대부집 마당에는 모란과 작약이 심어져 있었다. 붉은 색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 특별히 애지중지 한 것은 아니었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다 집안에 어머니나 아내가 부인병 증상이 나타나면 캐내어 뿌리를 다려먹었다. 보는 즐거움과 편안함, 그리고 결실까지도 누릴 수 있는 게 바로 원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예가 건강을 목적으로 활용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질병치료의 한 분야로 자로잡고, 협회로부터 자격을 인정받은 사람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미국에서 원예치료가 자리 잡게 된 동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심리적 안정이 매우 필요했기 때문이다.
원예요법은 질병치료의 중요 수단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제도권 의학이 닿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예요법은 관심을 끌 만하다.

■ 향기·미술·음악 요법 등과 함께 관심 증가

원예요법(Horticulture Therapy)이란 꽃과 채소 등 식물을 키우는 원예 행위를 통해 몸과 마음의 병을 고치거나, 건강유지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향기·미술·음악·동물 요법과 같이 많은 관심을 불러오고 있는 대체요법의 하나이다.

* 식물을 보면 사람은 즐거움을 느낀다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개와 고양이와 같이 움직이는 동물도 있지만, 식물은 고요한 가운데 시간의 흐름-계절의 변화를 나타낸다.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성장·변화·죽음이라는 생명의 유한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양한 식물을 통해 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 등 오감을 자극할 수 있다.

* 생명을 기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씨앗이나 모종을 구해 심고 정성껏 관리하면 기대했던 대로 새싹이 나와 아름다운 꽃이 필 것이다. 그러나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맞추지 못하면 시들어 버리고 말 것이다. 원예요법은 단순히 대상자가 꽃을 키우는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식물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심신의 안정을 가져온다. 대상자의 행동과 관심에 따라 식물의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서로가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원예는 환경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도시화 속에 회색으로 뒤덮힌 도시에서 인간 본연의 기호색인 녹색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혜택이다.
원예치료는 대상자가 직접 식물을 돌보고 키워 수확물을 얻으면서 자신감을 갖게 한다. 그러면서 정신적 안정을 찾는 것이다.

* 애완동물과 달리 원예는 결과물을 재이용한다
애완견이나 고양이는 어느 정도 성장해도 식용으로 활용하기에는 곤란한 점이 있다. 그러나 씨앗을 남기고 사라져간 식물은 다시 화단을 꾸밀 수 있게 한다. 방울토마토나 들깻잎은 손쉽게 따먹을 수 있다. 꽃이나 잎을 말려 장식용이나 차로 사용할 수 있는 식물들도 많다.

■ 광범위하고 다양한 쓰임새

원예요법은 원래 정신장애자나 정신지체아에게 원예활동을 시키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효과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래서 원예요법은 ‘식물에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사람의 정신과 신체를 유익한 방향으로 이끄는 요법’이라고 폭넓게 정의되고 있다.

* 정서적 효과
자신감을 향상시킨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식물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것과는 달리 비교적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나와 있어 실패할 확률이 비교적 적다. 그래서 원예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커질 수 있다. 원예는 자기 성찰의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 수양의 도구가 된다.

- 불안과 긴장감 해소 : 꽃이나 나무가 보이는 곳보다 건물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훨씬 많이 받는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 정서적 안정 : 붉은꽃은 정열을, 노란꽃은 기쁨을, 파란꽃은 시원함을 느끼게 해 안정감을 준다. 자연의 색인 녹색과 어우러져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또 원예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므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고, 연약한 식물체를 다루는 동안 자제력도 향상된다.

- 책임감과 판단력 향상 : 물주기를 비롯해 식물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결정해야 되므로 판단력이 향상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식물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스트레스 해소와 뇌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웰빙에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원예요법은 이 웰빙에 가장 잘 어울리는 도구일 것이다. <월 1회 게재>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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