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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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25)
  • 승인 2009.05.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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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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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胃正格의 운용 ■

胃正格: 陽谷, 解谿 보; 臨泣, 陷谷 사

* 腑는 精을 갈무리하여 ‘藏而不瀉’하는 臟과는 달리 ‘瀉而不藏’하는 생리적 속성을 발휘하므로 氣機의 흐름에 막힘이 없어야 합니다. 葉天士가 “胃陽受傷腑病, 以通爲補”라 하였듯이 腑氣는 선통 자체가 보하는 바와 다를 바가 없는데 腑氣의 선통은 胃가 총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상 胃正格을 통한 胃氣의 정상화는 腸胃 전반에 걸친 氣機의 선통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胃는 降氣를 주관합니다. 따라서 脾正格의 주작용이 升淸이라면 胃正格의 주작용은 降濁이라 할 수 있습니다.

* 胃正格은 본기가 燥金에 해당하는 陽明之腑로서의 胃氣를 강화시켜 降濁 기능 감퇴에 의한 습의 정체를 막는 작용을 발휘합니다. 胃正格의 이러한 燥濕 작용은 실내에 습기가 눅눅할 때 군불을 피우면 습기가 없어지고 곰팡이가 사라지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한편 足三里의 광범위한 健胃작용과 下氣 작용이 胃正格의 응용목표와 일치할 때가 많기 때문에 解谿 대신 足三里를 취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습담의 정체가 심하다면 역시 解谿 대신 豊隆을 운용할 수도 있고 병증의 양상에 따라 上巨虛나 下巨虛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 한편 사암은 내상의 습은 脾虛에 의한 것이라 하여 脾正格을, 외상의 습은 胃虛에 의한 것이라 하여 胃正格을 제시하였습니다. 내상은 陰分에서 비롯되므로 陰에 속하는 脾를 다스리고, 외상은 陽分에서 비롯되므로 陽에 속하는 胃를 다스리라 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芝山은 外傷濕을 胃虛證이라 규정하고 비바람을 맞거나 勞役하여 땀을 흘리고서 습한 곳에 거처한 결과 발생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습한 환경에 노출되어 생활하거나 작업하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제반 濕證에 胃正格이 운용될 기회가 많습니다.
이 경우 당연히 음습한 날씨에 증상이 가중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물론 脾勝格을 운용해야 할 상황에도 이런 경향을 보이는데 기본적으로 허실의 차이가 있으며 脾勝格 적응증의 환자들은 보통 비대한 체형을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 특히 胃正格에서 陽谷을 운용하는 것은 濕濁을 배출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陽谷은 泌別淸濁을 주관하는 小腸의 火穴이며 陽經에서 火의 送穴입니다. 따라서 胃正格에서의 陽谷은 단순히 火生土의 의미로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泌別淸濁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분리된 濕濁이 배출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작용을 발휘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陽谷 대신 小腸經의 原穴인 腕骨을 운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암은 濕濁이 腸胃之間에 정류하여 발생한 병증에 胃正格을 운용할 때 陽谷을 중시하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食中風의 치법으로 ‘陽谷 보; 臨泣 사’가 제시되었는데 이는 胃正格에서 他經보사만 취한 것입니다. 食中風은 급증이므로 送穴로만 구성된 치법을 운용하여 효력을 분산시키지 않고 집중시켰음을 알 수 있습니다.

* 『素問·陰陽應象大論』에서 “濕勝則濡瀉”라 하였듯이 腸胃之間에 습이 정류하면 대변이 묽어집니다. 이는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야 할 수분이 장내에 정류한 결과로써 泌別淸濁 기능이 실조되어 발생하는 것입니다.
『醫學入門』에서는 濕瀉의 증상으로 물을 쏟듯이 설사하며[如水傾下] 장명음이 동반되고 몸이 무거우나 복통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장명음은 腸胃之間에 수습이 정류하였음을 확증시켜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통과 함께 小便不利, 大便溏泄이 동반되는 濕腹痛과 복통이 없는 濕泄에 모두 胃正格이 제시되었습니다. 이 경우 胃正格의 작용은 설사에 平胃散과 五苓散의 합방인 胃苓湯을 운용하여 중초를 다스리며 수습이 대변과 소변으로 분리되도록 하는 것과 의미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素問·氣交變大論』에서는 歲木이 태과하면 風氣가 유행하여 脾土가 사기를 받게 되고 그 병증으로 ‘飱泄, 食減, 體重煩寃, 腸鳴, 腹支滿’이 나타나며 심하면 ‘忽忽善怒, 眩冒, 巓疾’하게 되거나 ‘搖落, 反脇痛而吐’한다고 하였는데, 사암은 이에 대한 치법으로 ‘陽谷, 解谿 보, 至陰, 竅陰 사’를 제시하였습니다.

『素問·氣交變大論』에서는 또한 歲土가 불급하면 風氣가 유행하여 ‘飱泄, 霍亂, 體重腹痛, 筋骨繇復, 肌肉瞤酸, 善怒’하고 ‘脇暴痛, 下引少腹, 善太息’한다고 하였는데 사암은 이에 대한 치법으로 ‘陽谷, 解谿 보; 臨泣, 束骨 사’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腸胃之間에 정류된 水濕에서 유래하는 병증에 사암이 胃正格을 기본 치법으로 삼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한편 황달의 치법으로는 ‘腕骨, 足三里, 內庭 보; 臨泣, 陷谷 사’가 제시되었습니다. 이 치법은 陽谷, 解谿 대신 腕骨과 足三里를 취하고 內庭을 추가한 胃正格의 변용입니다. 황달은 濕濁의 정체로 습열이 조장되어 발생합니다.
『四聖心源』에서 “濕家腹滿尿澀, 是木郁而生下熱, 法當利水瀉濕”이라 하였듯이 이 경우 濕濁을 분리시키면 울열은 자연히 완화됩니다. 따라서 足三里를 취하여 腑氣를 선통시키고 腕骨을 통해 泌別淸濁 기능을 정상화시켜 濕濁의 정체에 의해 유발된 간담도계의 병증을 다스리고자 한 것입니다.

실제 腕骨의 경우 여러 침구서에서 황달을 치료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황달에 胃正格을 운용한다는 건 간담도계의 병증에 茵蔯五苓散이나 平陳湯 계열의 처방에 五苓散을 합방하여 운용하는 의미와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生肝健脾湯, 淸肝健脾湯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 胃의 복모혈은 中脘입니다. 따라서 胃正格증의 복증은 주로 中脘 부위의 긴장이나 압통으로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脾正格증의 복증이 심하부에서 나타나는 것과 차이를 보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胃虛시 腸胃之間에 水濕이 정류하기 쉬우므로 복진시 장명음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脾虛와 胃虛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고 脾胃俱虛의 상황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 脾正格과 胃正格을 병용할 수도 있는데 사암은 2가지의 치방을 제시하였습니다.

⇒ 丹田 迎; 中脘, 足三里, 太白 보; 大敦, 陷谷 사: 積痰의 치법으로 제시된 것으로 胃正格에서 解谿 대신 足三里를, 脾正格에서 大都 대신 太白을 취한 것입니다.

⇒ 丹田, 中脘 迎後 正; 陽谷, 少府 보; 大敦, 臨泣 사: 食鬱의 치법으로 제시된 것으로 脾正格과 胃正格의 타경보사만을 취하였습니다. 비위가 허약한 사람의 오래 된 식울증에 적합합니다. <격주연재>

김관우
전북 익산 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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