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칼럼] 한의학의 또 다른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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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칼럼] 한의학의 또 다른 미래
  • 승인 2009.05.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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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이나 심장약 혹은 우울증 약과 같이 평생 복약해야 되는 한약물을 개발한다면, 아마도 케리비언베이에서 여생을 만끽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한의학적 치료방법의 여러 문헌과 임상에서의 경험을 근거로 후보 약물을 선정한다. 각 약물의 효능을 비교 실험하여 최적화된 조합에 관한 약물조합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약물조합을 가지고 효능 평가, 독성 실험, 그리고 기전 연구를 진행한다.

이러한 약물 조합이 설명될 수 있고, 다른 약물에 비하여 우월한 효능을 가지고, 독성실험에서도 이상이 없다면 새로운 약물의 탄생을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한다. 그리고 이러한 임상 시험을 통하여 확인된 이후 제품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신약으로 등록이 된다. 물론 이 과정은 대략 5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 작업은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새로운 신약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그려본 것이다.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보고는 넓고 깊다. 수 천 년을 이어온 많은 정보의 양도 그렇다. 그런데 이것을 21세기 한국, 또는 국제적으로 변형시켜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까? 과연 우리는 금맥을 잡고, 대박을 터트릴 수는 있을까?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장래 희망에 대한 조사를 하곤 한다. 한의과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입장에서는 누구나 한의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조사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일에 만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접하면 ‘대학 졸업=한의원 원장’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90% 이상의 대다수 학생들은 한의원 원장이라는 장래 희망에서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앞으로 5년 후면 지금보다 개업한 한의원의 숫자가 두 배가 된다는 보도를 접하면, 그리고 한의원을 찾는 환자의 수가 두 배 이상이 되지 않는다면, 개업하고 있는 한의사나 개업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이나 5년 후의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장래의 희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럼, 어떤 미래가 있을까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한의원장으로서가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행복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을까하고 생각을 해본다.
대학을 졸업한 후 공부를 지속하고 그 공부한 것을 자산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일반 대학생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의 다른 미래를 한번 보자.

그들은 졸업 후 10년의 투자를 기본적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에 유학을 가서 박사과정을 밟고 어느 정도 실적을 올린 후 한국에 들어와 교수나 연구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대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안정된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도 더 많은 공부를 위해 유학을 하고 마침내 금의환향하는 경우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학업을 그만두고 돌아오거나, 학업을 끝마치고도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미래의 희망을 안고 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난다.

그렇다면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의 모습은 어떤가? 10년 정도를 투자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있는가? 10년의 공부라면 한의학의 다른 모습을 공부하기에 충분한 시간일 것이다. 한의학의 자원과 정보를 21세기에 맞춰 세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아직 수업에서 학생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옆의 친구가 그런 일을 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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