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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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 승인 2003.03.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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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속없는 개구쟁이 사내아이가 태어나 처음 보는 외할머니와 교감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산뜻하게 그린 영화.

영화는 투박한 산촌을 배경화면 삼아, 손자와 할머니가 벌이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로 엮어진다.

콜라·햄버거, 전자오락게임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도 못했던 어린 손자에게 평생 벽지에서 살아온 벙어리 외할머니는 말 붙이기도 서먹한 낯선 존재다.
이 철없는 꼬맹이는 구부정한 허리 때문에 작아진 키, 소리를 내지 못하는 다소 만만해 보이는 할머니에게 ‘병신’이라고 놀려대는가 하면, 할머니의 고무신을 숨기는 등 심통 맞게 굴어댄다. 반면 말 없는 할머니는 조용히 어린 손자의 투정을 받아낸다. 이 위악 섞인 꼬마의 장난에 웃음이 흘러나기도 한다.

하지만 불협화음을 내던 이들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뒤쫓아 가다보면, 어느덧 할머니에 대한 애정으로 따뜻해진 꼬마아이를 발견할 수 있다.

밖에서 무릎이 깨진 채로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오다가 할머니를 보는 순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의 감정은 처음 할머니를 만난 순간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달려왔던 것이다.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채색했던 이정향 감독은 ‘집으로’에서 내노라하는 스타는 고사하고, 연기경력이 전무한 배우를 기용한데다, 자극적인 그 무엇도 첨가하지 않은 채 모성애라는 다소 상투적이랄 수 있는 소재를 올곧이 그려냈다.

따라서 인위적인 자극과, 무리수가 없는 이 영화는 질리지 않는 자연의 매력과 흡사하다. 조
폭과 코미디 코드가 주류인 요즘이기에 그 빛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아빠와 헤어져 사는 상우는 엄마가 일자리를 잃자, 할머니에게 맡겨진다.

외딴 집에 할머니와 단 둘이 남겨진 상우. 처음 만난 할머니는 행색도 초라할뿐더러 말도 하지 못한다. 상우는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며 할머니와의 동거를 시작한다. 상영중 오진아기자

감독 이정향
주연 김을분, 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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