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독경찰 vs 엘리트 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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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독경찰 vs 엘리트 살인마
  • 승인 2003.03.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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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타락한 경찰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부패한 사회시스템을 코믹스럽게 꼬집어낸 ‘투캅스’. 이 영화로 히트쳤던 강우석 감독이 다시 타락한 형사를 스크린에 불러내 관객을 웃겼다.

권투선수 출신 강철중(설경구 扮)은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이유로 경사가 된 강력계 형사. 강 형사는 애초부터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민중의 지팡이’와는 거리가 멀다. 독수리 타법으로 조서 꾸미기 마저 버겁고, 폭력배보다 더 폭력적이며, 수사 중 마약을 빼돌려 팔아먹고, 길거리 노점상에서 용돈을 뜯는 파렴치한. 그에게 공권력이란 단순히 폭력을 행사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이와 대결구도에 서 있는 공공의 적은 엘리트 펀드매니저 조규환(이성재 扮). 자본주의의 비인간적인 속성을 너머 도덕성이 마비된 냉혈한이다.

자신이 접촉사고를 내고도 기분을 거슬렸다는 이유만으로 늙은 택시기사를 쫓아가 스스럼없이 때려죽인다. 그에게 이익과 연결된 것이라면 사람의 목숨쯤은 생각할 가치도 없다.

어려움에 처한 고아원을 돕기 위해 투자금을 빼오라는 아버지가 방해되자 조규환은 부모를 죽인다.

그날 밤 이 굵직한 두 캐릭터가 짧은 만남은 가진 순간부터 ‘공공의 적’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사소한 악행을 저지르는 악질 형사 강철중이 최악의 살인마 ‘공공의 적’과 마주친 순간, 진정한 형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분식집에서 행패 부리는 ‘조폭’들에게 주먹을 먹여버리고, 냉혈한 조규환에 이빨을 드러내는 강철중의 모습에서 공공의 적은 인간성을 상실한 자들을 지칭하는 듯 하다.

따라서 어설픈 형사가 법과 제도에 상관없이 폭력적으로 이들을 응징해나가는 대목에서 관객을 웃기고, 후련하게 해줌으로써 관객은 어느새 부패경찰 강철중의 편이 된다.

연기파 배우로 분류되는 주연 설경구·이성재와 조연배우들의 활약이 웃기다.

감독 : 강우석
주연 : 설경구, 이성재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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