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소통을 위한 제3의 시선1] 김양중 한겨레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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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소통을 위한 제3의 시선1] 김양중 한겨레신문 기자
  • 승인 2009.04.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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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사 제대로 읽는 법’의 저자 김양중 한겨레신문 기자

“한의학은 인간적 유대감 강한 의료”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의학을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입장에서 바라봐 줄 외부의 눈과 목소리를 더해야만 한의계 소통의 전초단계를 밟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지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소비자단체, 의료관계자, 의학자 등 외부단체인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한의계 소통을 위한 제3의 시선’을 연재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 대담 = 장욱승 본지 보건경제연구실장

의료관련정보와 보건복지정책에 대한 기사를 위해 동분서주한 지난 8년 간의 현장경험을 다룬 책 한권이 최근 출판됐다. ‘건강기사 제대로 읽는법(부제 : 건강 기사가 당신에게 려주지 않은 진실)’이라는 책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김양중 한겨레신문 기자<사진>. 그가 말하는 합리적인 의료서비스 이용과 언론을 통해 비춰지는 한국의료의 현실, 그리고 한의계의 과제는 뭘까?

▲최근 ‘건강기사 제대로 읽는법’이라는 책을 펴냈는데 출간하게 된 동기와 목적을 알고 싶다.

=경상북도의 공중보건의로 일하면서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미리 예방하도록 돕는 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후 한겨레신문에 입사하면서 일선에서 다뤄지고 있는 의료정보가 언론을 통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의 고민과 함께 그 중간평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간 취재를 통해 얻은 자료와 개인적으로 메모해놓은 내용들을 정리해 발표하게 됐다.

▲책을 살펴보면 언론특성상 의료정보가 과장되거나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고 적었는데 그 원인과 가장 큰 문제점은?

=의료정보를 다룰 때 가장 선결돼야 하는 것은 안전성과 효과성이다. 하지만 새로운 약이나 의료기술이 나오면 마치 좋은 것처럼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또 서양의학의 경우 통계를 들어 그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이 과정에서 통계오류가 없는지, 이를 테면 인구표본의 적용은 타당했는지, 데이터 수집상의 실수는 없었는지 등을 살피고 검증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언론사간의 경쟁으로 야기되는 자극적인 기사내용 등을 꼽을 수 있다.

▲항생제 과다투여나 제왕절개 수술증가 등 의료서비스이용에 나타나는 불합리한 요소가 있는데 한국사회의 어떤 특성이 이러한 의료이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지?

=‘아픈 사람이라면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만큼 의료는 공공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가가 이를 위해 충분한 지원과 제도적 지침을 만들지 못해 의료적 부분이 시장원리에 따라 민간자본에 의해 담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것이 공공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믿음을 잃게 된 원인이다. 의료의 공공성을 확충하자고 할 때 어떠한 내용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과 계획이 수반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취재현장에서 느끼는 한의학의 한계나 문제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서양의학을 공부하다보니 일부러라도 한의학에 대한 기사를 자주 쓰는 편은 아니다. 이는 단순한 문제인데도 크게 확대함으로써 생기는 오보를 방지하고, 나 스스로도 어쩔 수 없이 일정부분 편견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더구나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학문적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한의학적 관점에서 한의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언론에서 비춰지는 모습들은 한·양방 모두 비슷하다고 본다.
최신 의료정보나 부정확한 통계의 오류 등이 바로 그렇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서양의학은 어떤 툴(tool)에 의해서 치료원리나 효과가 규명되는데 반해 한의학에는 이러한 부분이 공개되고 토론을 거쳐 검증되는 과정이 아직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일부한의사들은 언론이 한의학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악의적인 내용의 보도가 많다고 주장한다. 또한 양방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

=실제로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는 기자는 드물 것이다. 한·양방간의 다른 학문체계를 가지고 이를 어느 한쪽의 관점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주사’라는 한약재에 수은성분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양방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다만 한의계에서 ‘주사’ 사용시 다른 약제와 결합해 수은독에 대한 중화작용을 발휘하거나 특별한 경우 치료효과를 낸다면 이는 서로 연구를 통해서 서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서양의학에서도 약과 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학문에 의거해 서로의 오해를 줄이는 게 중요할 것이다. 또한 현재 공중보건의사로 한의사와 의사가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한방의료는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신체 접촉이 많고 진료시 양방보다 인간적인 과정을 더 많이 거치기에 환자와의 유대감이 강한 의료이다. 양방의료가 점점 더 기계나 검사 수치에 의존하고 의료의 상업화로 이런 추세가 강화되기 때문에 한의학은 서양의학이 가지고 있지 못한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환자가 의료에 있어 객체가 아닌 주체로 다가갈 수 있다. 요즘은 한의사도 진단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의학이 서양의학의 패턴을 쫓아가다 이러한 장점을 잃는 것은 아닐지 우려되기도 한다. 양방에서도 맞춤의학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학의 장점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허준 선생이 살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확실히 다르므로 새로운 시대에 제기되는 의료문제에 대해서 한의학만의 관점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치료기술뿐 아니라 사회적인 대처방법 등 학의학이 바라보는 문제인식을 한의계가 생산해 내고 이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

정리 = 민족의학신문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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