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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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섬
  • 승인 2003.03.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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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슬픔과 고통이 사라져...

송일곤은 낯선 감독이다.

99년 ‘소풍’으로 칸영화제 단편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고 장편데뷔작 ‘꽃섬’이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외국에서 인정해 주는 감독이다.

하지만 결국 영화개봉 후 나타난 저조한 흥행결과는 그를 아직은 낯선 감독으로 남게 하려나 보다.

그의 영화 역시 생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실주의적인 화면에 스토리중심의 영화가 우리에게 익숙하다면 ‘꽃섬’은 이미지 중심의 추상과 관념이 어우러진 낯선 형태다.

‘꽃섬’은 슬픔과 고통을 잊게 하는 비현실적인 공간이며, 상처 입은 세 여성이 그 이상적 공간을 찾아가는 여정의 로드무비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영화는 진행된다.

짧게 쳐 올린 주황색 머리에 짙은 화장을 한 17살 혜나는 더러운 공중 화장실 변기에 아이를 낳아 버린다. 가수 유진은 혀뿌리에 악성종양이 생긴다. 옥남은 딸 주희의 피아노를 사주기 위해 매춘을 하다 상대하던 노인이 복상사로 죽고, 이를 안 남편에게 쫓겨난다.

여기서 잠깐 벗기기를 주무기로 내세운 영화라는 의혹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런 생각을 갖기는 힘들다. 앞서 말한대로 감독이 이미지를 중심으로 표현하고자 의도한 영화이기 때문에 몸이 아니라 그녀들의 상처와 아픔이 고통스럽게 두드러질 뿐이다.

이 세 여인이 우연히 폭설 내리는 산에서 만난다. 그리고 옥남의 제안에 따라 슬픔과 고통이 없는 ‘꽃섬’으로 향하게 된다.

‘꽃섬’에 도착한 세 여인은 천사친구라는 여자와 만나게 된다. 이 여자는 마법과 같은 최면술을 통해 그들을 치유해 준다.

절제된 대사와 상징적 도구들이 연출하는 생소한 표현에서 상처입은 영혼의 치유라는 작가의 의도를 대중에 전달하기에 난해하단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상영시간 114분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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