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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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32)
  • 승인 2009.04.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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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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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쿠바 약용식물원(上)
도쿄 인근의 이바라키(茨城)현 쯔쿠바시에 있는 쯔쿠바 약용식물원. 정식이름은 ‘독립행정법인 의약기반연구소 약용식물자원연구센터 쯔쿠바연구부(w ww.nibio.go.jp)’라는 긴 명칭을 가지고 있다. 이 약용식물원은 1922년 도쿄위생시험소 약용식물재배시험부의 부속시설로 시작하였다. 1980년 쯔쿠바 연구학원도시로 이전하여 쯔쿠바약용식물재배시험장으로 개칭하였으며, 2005년에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면서 약용식물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를 시행하고 있다.

이 식물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키가 큰 대마가 우리 일행을 반긴다. 대마는 철망 안에 갇혀 재배되고 있다. 큰 키를 보호하고 중요식물 표시도 하기 위해 설치한 모양이다. 몇 년 전 미국 플로리다에서 개최된 미국생약학회에 참석하여 그곳의 대마 재배지를 견학한 적 있었다. 그곳에서는 엄격한 출입제한이 있었고 심지어 사진 촬영도 못하게 했었다. 그렇지만 일본의 이 식물원은 우리 답사단에게는 다소 자유스러웠다. 3미터 정도 되는 키를 가진 대마초에서 조그만 달걀형태의 열매가 맺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사기』에 삼에 관한 기록이 있어 오래 전부터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고려 말 문익점 선생이 목화씨를 들여올 때까지 우리 의복의 주종을 이루었다.

대마의 잎과 꽃은 대마초 원료로 쓰이며 대마의 주성분은 THC라는 환각물질이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자료에 의하면 수 대마보다는 암 대마에, 그리고 무덥고 일조량인 많은 지역에서 성장한 대마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어 중동, 멕시코, 미국 남서부 대마의 THC성분이 한국 등 동북아산보다 20~60배 정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물원 입구에는 마약인 대마와 양귀비 사진, 그리고 대마와 유사한 식물, 재배 가능한 양귀비의 사진을 붙여 놓고서 국민들에게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었다.

쯔쿠바 약용식물원에는 여러 종류의 마황이 심어져 있다는 것이 특징일 것이다. 보통 2~3종의 마황은 일본의 약용식물원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여기는 Ephedra intermedia, E. altissima, E. ciliata, E. equisetina, E. procera, E. distachya, E. gerardiana, E. sinica 등 많은 종의 마황이 수집되어 재배되고 있다. 이중 E. equisetina에는 빨간 꽃이 피어 있다. 육안으로 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마황을 접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재배품 전부를 촬영해 둔다. 정확하게 분류된 여러 종류의 마황은 이 약용식물원의 소중한 자산일 것이다.

대황 재배지에는 Rheum undulatum과 Rheum rhaponticum 2종류를 재배하고 있다. 약용가치가 적은 이들 대황의 꽃은 이미 졌지만 대신 넓은 잎을 잘 촬영해 둔다. 장엽대황(掌葉大黃), 당고특대황(唐古特大黃), 약용대황(藥用大黃)은 볼 수 없었다.
구기자에는 보라색 꽃과 빨간 열매가 함께 열려 있다. 마크로 렌즈로 바꾸어서 조그만 구기자 꽃으로 다가가 여러 번 촬영해 둔다. 감초도 유럽감초라 불리는 Glycyrrhiza glabra와 G. echinata 두 종류가 심어져 있다.
이 약용식물원을 방문한 시기가 8월말인데 식물원안의 메타세쿼이아 나무에는 매미 허물들이 뒤엉켜 붙어 있었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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