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건강 지킨다(61) - 군 생활과 발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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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건강 지킨다(61) - 군 생활과 발의 건강
  • 승인 2009.04.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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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좀·동상의 예방과 치료에 대하여 -

군인에게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강인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갖는 것이 기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건강한 육체를 보존하여 활동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의 건강이다.
항상 군화를 신고 생활하는 군인들은 신진대사가 왕성하여 무좀균의 감염이나 냄새는 물론 겨울에는 생활의 특성상 동상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나 군에서는 야전생활에서 발생하는 동상이나 무좀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대책이 아직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본초학자로서의 지식과 30년간의 산행생활을 토대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 무좀·동상에 좋은 쑥

쑥에는 진균이나 잡균의 발육억제뿐 아니라 살균은 물론 발 냄새를 제거하는 방향성 정유가 있고 특히 외상에 의한 모든 출혈을 지혈시킬 뿐 아니라 상처에 염증도 치료하는 특별한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야전생활에서 발생한 상처출혈에 생쑥을 짓찧어 그대로 압박 지혈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20여종의 쑥 종류가 있으며 대개는 어느 정도 무좀에 대한 효능이 다 있다.
쑥 중에서 향기가 좋고 약용으로 이용가치가 높은 쑥은 황해쑥(A.argri LEV et VNT)이다. 이 황해쑥을 무좀이나 동상에 대한 예방이나 치료약으로 사용하려면 6~8월 사이에 채취한 뒤 잎은 햇볕에 말려 절구에 대강 짓찧어 띠를 버리고 섬유질을 추린 뒤 이용할 수가 있다.

필자는 매년 무더운 여름에 무좀이 생기려고 발가락 사이에 가려움증이 나타나면 발가락 밑의 공간에 가공한 쑥을 가볍게 채워 넣고 양말을 신고 있다. 하루 종일 산행을 해도 발에 무좀이나 냄새나는 현상이 없을 뿐 아니라 습기를 흡수하여 매우 경쾌한 느낌을 갖는 것을 경험하였다.

■ 군화가 젖었을 때 비닐봉지를 이용하라

여름에 군화가 젖을 가능성이 있거나 겨울에 눈이 내려 군화가 젖었을 때는 일반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비닐봉지(두께 0.02㎜ 가로 30㎝ 세로 30㎝) 2개를 겹쳐 양말을 신고 싸고 신으면 산행을 할 때 비닐봉지가 서로 매끄럽게 움직여 걷기도 쉽고 발뒤꿈치가 까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하루 종일 산행을 해도 양말이 물에 젖지 않는다.

특히 무좀이나 발에 상처가 있을 때 신발이 젖은 상태로 오래 산행을 하게 되면 대개 염증이 악화되어 통증이 발생하고 부종이 나타나 겨울에는 동상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경우에 발가락 밑에 쑥을 채워 넣고 양말위에 비닐봉지를 2중으로 싸서 신고 행군을 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닐봉지로 발을 싸서 오래 신고 다니면 습기가 발에 차게 돼 발에 혈액순환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필요할 때에만 사용해야 한다.

동상은 기온이 낮은 0℃ 이하나 바람이 불 때 주로 손발이나 얼굴, 귀 등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냉한체질, 당뇨병 환자에게 특히 위험성이 높다. 군인의 경우 특수 산악고지나 야외훈련 또는 전투훈련시 동상위험에 노출돼 있다.

현대 의학적으로 동상은 일반적 의료 처치나 마사지 예방조치가 있을 뿐 특별한 약이나 처치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처방으로 가지를 삶은 따뜻한 물에 환부를 담그거나 귀가 얼어 진물이 흐르는 데는 꿩의 골수를 바르거나 두부를 만들고 남은 따뜻한 물에 환부를 담그는 요법이 소개돼 있지만 특별한 효과는 없는 것 같다.

■ 소의 대변 동상치료에 효과

과거 나는 손발에 동상이 걸렸을 때 소가 갓 눈 대변으로 치료된 경험이 있다. 부모님께서는 갓 눈 소의 대변을 솥뚜껑을 엎어높고 그 위에 펴놓은 다음 뜨겁게 불을 때고 소독을 시킨 뒤 적당히 식혀 손발에 덮은 뒤 천으로 감싸주었다. 이렇게 하루 저녁 자고 난 다음날 천을 풀어보니 손발에 통증이 없어지고 가려움증과 부기가 빠지면서 살갗에 주름이 잡히는 등 어린 마음에도 신기하게 느껴져 크게 놀랐던 기억은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다.

소가 먹는 볏짚에는 ‘고초균(Bacillas subtilis)’이 살고 있다. 이 균은 병원성이 아닌 균으로 분열증식이 빠르고 전분을 당화시키고 유지성분(油脂性分)을 분해시키는 작용이 있다. 특히 소위 소화효소와 혼합돼 복합작용에 의한 특수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
이것은 매우 원초적인 의료행위라고 이해되나 약이 없는 야전생활에서 동상에 걸렸다면 언제든 최악의 경우에 활용가치가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 한약은 내복약·외용약 함께 사용

한방에서는 추위와 찬바람에 의하여 凍死 직전의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불에 태운 재를 큰 그릇에 넣고 불에 볶은 뒤 따뜻할 때 천으로 만든 자루에 넣어 환자의 심장부위를 맛사지하면서 환자의 입을 열고 호흡을 하게 한 다음 따뜻한 죽이나 생강차를 천천히 복용하게 하여 회생시키는 요법이 고전에 기록돼 있다.

또한 현대의학에서는 동상을 치료하기 위해 내복약과 외용약을 같이 사용하게 되어 있다.
즉 내복약으로 도인, 계지 등을 배합한 도계탕을 복용하고 환부에 세척약으로 당귀 홍화를 배합한 당귀홍화팅크제가 있다. 바르는 약으로는 북산사 세신 등을 배합한 山査細辛膏를 이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무좀과 동상의 예방치료에 쑥을 활용하거나 군화가 젖었을 때 비닐팩을 이용하는 것, 또 동상에 소의 대변을 활용하는 방법은 물론, 군 의료에 있어서 한의학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도 많이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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