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장품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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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장품展
  • 승인 2003.03.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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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담긴 명사들의 소장품

사진설명-김원룡 ‘북한산 줄기’(1993)

사회·문화·경제를 비롯하여 우리 나라 각계의 명망가들이 평소 가까이 하며 어루만지는 소장품들을 한 자리에 모은 ‘나의 애장품전’이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 2월 2일 까지 열린다.

미술을 사랑하여 좋은 미술품을 모으는 것은 인간의 고급 취미 중 하나 이다. 미술 애호가는 자신의 애장품에 깊은 정을 느끼며 그것과의 無言의 대화를 통해 예술과 역사와 인생을 음미하며 삶의 질을 고양시킨다.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시대에 많은 미술품 애호가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안평대군 이용, 낭선군 이우, 석농 김광국 등은 당대의 안목이 있고 그들의 수장품은 지금 조선시대 회화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후 일제 강점기에 대표적인 미술품 애호가로는 간송 전형필 선생을 들 수 있다. 간송이 우리 미술품을 모으지 않았다면 수 많은 국보와 보물이 바다 건너 일본으로 흘러갔다면, 한국 미술품의 보고로 이름난 간송 미술관은 존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사는 무척이나 빈곤해졌을 것이다.

각계의 명사들이 자신이 아끼는 미술 애장품을 출품한 손때 묻은 작품들을 보면 작품 소장이 단지 호사가 아니라 사색의 한 방편임을 발견하게 된다.

더구나 옆에 적힌 사연들을 읽다 보면 비록 살아있지 않은 물건이지만 피가 도는 것 같은 따스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고 김원룡 박사의 아들인 서울대 의대 김종재 교수는 아버지가 작고 직전 병실에서 스케치한 ‘북한산 줄기’(1993)를 내 놓으면서 이렇게 적고 있다.

‘아버지는 호흡이 힘들어 지면서 병원을 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느끼셨는지 스케치북에 간단한 그림들을 그리셨다. 서울대 병원 9층 끝 병실에서 보이는 북한산 자락을 그리기도 했고 극심한 고통 속에서 병실 바닥에 떠오르는 생물들 얼굴을 묘사하기도 했다. 지금 북한산 자락은 대형 아파트들이 들어서 모습이 많이 변했지만, 그림을 보면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바깥을 내다보던 날로 수척해 가는 아버지 보습과 커다란 병실 유리창이 생각난다.’

홍사종 숙명여대 교수는 할아버지 때부터 집에 걸려 있었던 100년된 백자 문패와 할머니가 즐겨 보시던 100년 된 운 문 소설 책을 냈다. 함께 내놓은 동몽선습은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가르치기 위해 직접 필사한 것이라고 한다.

김 영 권(백록화랑 대표, 백록당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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