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론 명인 2人을 만나다] 최준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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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론 명인 2人을 만나다] 최준배 원장
  • 승인 2009.03.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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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세 달간 민족의학신문사에서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분야별 명의특강시리즈로 상한론의 기본적인 이론과 진단, 처방의 임상적 활용에 이르는 내용으로 최준배, 권순종, 강주봉 원장의 강연을 마련한다. 강연을 맡아줄 최준배, 강주봉 원장을 미리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고전을 공부하다보면 頓悟의 순간 올 것”

동원 이정래 선생의 제자중 한명이면서 그의 뜻을 계승하는 적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최준배 원장(일산 청아한의원· 46·사진)이 추구하는 한의학은 ‘원론’이다.
그는 “원론은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결과는 없더라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하고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구단’을 비유로 들면서 “초등학교 들어가면 먼저 구구단을 외우게 한 후 산수를 배운다. 상한론이 바로 이 구구단”이라면서 “해결방법을 찾는 게 원론이고 상한론이 원론의 첫 번째 처방서”라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한의사들의 마음이 너무 조급하다는 것. 즉석에서 결과가 나오기만을 바란다는 것인데 그는 “원론은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모습을 드러내게 돼 있다”며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 것을 조언했다.

최근 한의원들은 다양한 특화과목을 내세우고 있는데 최 원장은 정통한의학의 계승을 이어 원론적으로 가다보니 오히려 특화과목이 없다. 그는 “비만이든 오십견이든 어떤 병증이든 원리를 알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 “원리가 중요한 이유는 현대사회에는 어떤 난치병이 나타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새로 생겨난 병은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여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한의학의 이론과 원리에 있다. 대부분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임상에서 상한론 처방을 적용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한의사들에게 그는 “내경-난경-상한론-금궤요략-금원사대가-동의보감-의학입문-사상의학”으로 이어지는 학문의 맥을 짚고 통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음양 이론의 기초로 만든 최초의 처방서가 상한론과 금궤요략이라고 간단하게 정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처방이 활용되는 음양의 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이후의 학문이 해결이 안 된다고 잘라 말한다. 이게 쉬운 길은 아니지만 그는 “환자는 책에 적혀 있는 대로 전형적인 병증으로 오지 않고 변형된 형태로 오는데 그 변형된 기전은 환자의 몸안에 있다. 몸에 내재된 음양의 이론을 바탕으로 정리하고 질병이 변화되는 음양을 정리하면 처방이 선택되고, 그러면 광고하지 않아도 환자들이 알아서 찾아온다”며 한의사들에게 학습에 대한 열망을 가질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 스스로가 과거 한의학에 대해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고, 그런 그를 이끌어 한의학의 원류를 알게 했던 사람이 동원선생이었으며 선생을 만나고 난 뒤 대전으로 매주 내려가 강의를 듣던 열성 학구파였다.

그가 말하는 상한론은 병증만을 치료하는 이론서가 아니다. “질병을 치료하는 데는 병증을 고치는 게 아니라 기와 진액을 보존하는 데에 목표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기를, 어떤 병증에는 진액을 보존해야 한다는 데에 상한론 처방의 목표가 있는데 이 때 어떤 경우에 기냐 혹은 진액이냐 그것을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그는 또 “기는 양, 진액은 음인데 계지탕은 기를 보하는 약이고 마황탕은 진액을 보충하는 약이다. 이번 강의에서는 이런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한론을 어려워하는 한의사들이 많아 강의내용을 어려워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는 그는 동원선생의 의역동원 하권 상한부분을 미리 공부해놓는 것도 강의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꾸준하고 열성적인 학습을 강조하는 그는 공부의 길에는 왕도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공부를 하다보면 불교용어로 돈오(頓悟)의 순간이 온다는 것. 무조건 어렵다고 할 것이 아니라 꾸준한 학습을 하다보면 최 원장이 그랬던 것처럼 깨달음을 얻게 될 날이 오게 될 것이라며 한의사들을 독려했다.
최 원장은 현재 경희대 한의대에서 하는 사암침법 강의와 동원의역학회에서 격주로 하는 강의외에는 별다른 강의 일정은 잡지 않고 있다. 본래 나서기를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그런 그조차도 열심히 배움을 얻고자 열의를 보이는 동료나 후학들을 볼 때면 돕기를 자청한다고.

꾸준히 강의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내가 동원선생에게서 배웠던 만큼 베풀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그는 이번 공개강의에서 만나게 될 한의사들에게 “한의학에 대해서 각자가 고민한 만큼 강의내용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의학이 얼마나 이치가 정연한 학문인지 깨닫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작은 바람을 비쳤다.
덧붙여 그는 “무조건 빠른 길을 찾을 게 아니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나아가 한의학의 본질에 충실한 정통 한의학의 맥을 잇는 후배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마지막으로 전했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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