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御筆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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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御筆展
  • 승인 2003.03.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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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어필 한 자리에

사진설명-선조의 오언절구 중 일부

곳곳에 흩어져 있던 조선왕조 御筆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전시하는 ‘조선왕조 어필전’이 2월 10일까지 예술의 전당 서예 박물관에서 열린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왕과 왕비, 대군과 군, 공주와 옹주 등 모두 46명이 쓴 작품 90여점이 선보인다.

출품작은 서첩, 간찰, 현판, 탁본, 병풍, 두루마리, 대련 등으로 다양하며 한문과 한글이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사군자 등도 소개된다.

내용으로 보면 詩와 諭(신하에게 내리는 깨우침의 말), 賜(신하에게 선물로 하사하는 글), 제문, 箋(부전지), 疏批(신하가 올린 상소에 대한 답이나 결), 箴銘(삶의 지침이 되는 경계의 말), 서간, 서문, 발문 등이다.

조선전기는 고려 말에 도입된 원나라의 조맹부 서체가 유행하던 때로 송설체의 대가였던 문종과 안평대군, 성종 등은 조맹부 필적을 서예학습의 기준으로 삼아 보급에 앞장섰다.

전시작으로는 태종이 송거신에게 좌명공신의 훈호를 내린 ‘翊戴佐命功臣宋居信 교서’ 등이 있다.

조선중기는 석봉 한호의 글씨가 국서체로 자리잡은 때로 선조는 석봉을 사자관으로 앉혔고, 그 자신도 엄정단아한 짜임과 필획의 석봉체를 구사했다.

이같은 서체는 퇴계와 율곡 등 도학자들의 미의식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출품작은 선조가 함경감사 송언신에게 보낸 비찰 ‘宣祖御書賜宋言愼密札帖’ 등. 조선후기 어필로는 숙종과 영조, 정조의 글씨를 꼽을 수 있다.

조선말기는 청조의 금석학의 영향을 받아 일대 변혁이 일었던 시기로 평가된다. 그 주인공인 추사 김정희는 글씨의 근본을 종래의 왕희지 중심의 위진고법에서 서한예서에까지 거슬러 올라가 강경한 추사체를 확립했다.

전시작은 추사체를 가장 충실하게 계승한 흥선대원군의 ‘석란도’ 병풍 등이 전시된다.

어필은 왕의 권위가 절대적이었던 시대에 단순히 글씨가 아니라 당대 글씨의 기준이었다. 따라서 그 시대 어필을 엿보는 일은 당대 서예가를 通覽하는 일이며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통로다.

이번 전시는 특히 태종, 영조(한글), 명성왕후, 정순왕후, 순명효왕후, 인목왕후 등의 글씨가 최초로 일반에 공개되고 문종, 선조, 효종, 현종, 숙종, 사도세자, 정조, 고종, 안평대군, 흥선대원군 등 서예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도 대거 소개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 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영 권
백록화랑대표, 백록당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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