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풍경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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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풍경展
  • 승인 2003.03.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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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매체로 풀어낸 몸의 풍경화

최근 수년 사이에 몸. 신체에 대한 사회·문화적 관심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미술뿐만 아니라 문화 비평이나 인지과학, 철학. 사회적 분야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몸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전시회인 신체풍경(Bodyscape)전이 서울 태평로 로뎅 갤러리(02-750-7818)에서 내년 2월 2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9명의 작가가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풀어낸 몸의 풍경화다.

삼성미술관 학예 연구관 이준씨는 “현대인을 종교적 갈등이나 형이상학적 고민보다는 암, 에이즈, 비만, 당뇨, 스트레스, 교통사고, 자연재해로 인한 상해나 죽음 같은 신체적 불안에 민감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체성의 혼돈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욕망과 성, 정체성, 자아반영으로서의 신체, 여성주의 시각에서 본 성(sex)과 젠더(gender), 사이보그 인간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체의 풍경을 기획해 보았다”고 말했다.

공성훈은 자신의 몸통과 팔, 다리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합성하여 슬라이드 프로젝터에 투사하는 원시적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인간의 사지를 벌레나 유충처럼 비치게 하는 신체 풍경은 테크놀로지의 복합체인 사이보그 등을 암시한다.

김아타는 알몸의 남녀를 좁은 아크릴 공간 속에 들어가게 한 뒤 사진작업을 했다.

아크릴 속에 거꾸로 매달리거 나 웅크리고 있는 두 사람은 더 이상 인간의 존엄을 지니지 않은 채 그저 하나의 대상으로 변한다. 페미니즘 시각에서 여성의 몸을 다뤄 온 박영숙은 몸을 관능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임신, 출산, 가사노동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중년 여성의 벌거벗은 신체를 통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체하려 하고 있다.

몸은 세계를 이루는 주체이자 사회적 양상의 일부로서 세계와 상호 관계성을 유지하고 이해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주로 몸, 신체를 다루어 왔던 한국 현대작가들을 소개하면서 신체와 관련한 문화적 담론의 의미와 현 주소를 점검하는데 의미가 있다 하겠다.

김 영 권
백록화랑 대표, 백록당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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