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와 감성의 시대’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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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감성의 시대’展
  • 승인 2003.03.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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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모노크롬 기법 총 출동

사진설명-김창열 ‘물방울’(1975), 캔버스에 유채.

한국의 70년대 단색조 회화를 주도했던 작가들에 주목. 이들을 한자리에 놓고 재조명하는 회고전인 ‘한국현대미술의 전개-사유와 감성의 시대’전(2003. 2. 2까지)이 과천 국립 현대 미술관(02-2188-6000)에서 열리고 있다.

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중반에 이르는 10여년 동안 우리 사회는 정치·사회적 암흑기 였지만 문화 예술적으로는 모더니즘 운동이 활발했던 때였다. 특히 회화분야에서는 한가지 색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단색조 회화’ 이른바 모노크롬 회화가 대유행을 해 모더니즘 세(勢)를 이끌었다.

모노크롬 화풍은 김기진(당시 프랑스 체류)이 72년 흑색 모노톤 국내전으로 단초를 마련했다. 그 뒤 75년 도쿄 화랑에서 권영우, 박서모, 서승원 등의 ‘다섯개의 흰색전’ 77년 도쿄 센트럼 미술관에서 이우환, 곽인식, 김창열, 박장년, 이강소, 등 19명의 ‘한국현대미술 단면전’ 등이 이어지면서 선풍적인 화풍으로 자리 잡았으며 국제 화단에도 한국 미술의 독자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본 전시에서는 당시 모노크롬 회화의 대표작가 45명의 작품 140여점을 한자리에 망라해 당대 역사의 검증과 결산을 시도하고 있다.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에 이르는 모노크롬 회화의 대표작들을 표현의 무화 ‘화폭 물성의 극대화’ 그리기의 반복과 평면의 지각등 5개의 소주제로 기법에 따라 나누어 배치했다.

이들 작품에는 한국적 모노크롬의 다양한 기법들이 총망라 되어있다. 매직, 연필, 파스텔로 세로와 가로로 획을 긋는 것만으로 화면을 메꾸고 물감을 손가락에 묻혀 지문을 찍듯 계속 반복 작업 한 것, 촛농이나 촛불의 그을음만으로 화면을 채운 작품도 있다.

후반기로 넘어오면 캔버스를 아예 해체해 화폭만 걸어 놓거나 흰색 면장갑을 염색해 늘어 놓은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된다.

모노크롬 화풍은 형상과 이미지를 제거하는 정신적 금욕주의로 화폭을 무한의 공간으로 확장시켜 동양적 노장사상을 표현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유행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그 자체가 하나의 권력화 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미니멀 경향의 국제적 조형성과 더불어서 한국의 독자적 미의식 창조라는 양면적인 과제를 동시에 만족시켰던 성과는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것이다.

김 영 권
백록화랑 대표, 백록당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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