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천 도상봉 탄신 100주년 기념전
상태바
도천 도상봉 탄신 100주년 기념전
  • 승인 2003.03.19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정확하고 엄격한 조형미의 표본

그림제목-‘안개꽃’

단정한 형태묘사, 안정감 있는 구도, 차분하고 잔잔한 붓질과 그윽하고 환하며 은은한 색조, 정감 있는 작품으로 사랑을 듬뿍 받았던 서양화가 1세대 도천 도상봉(1902~1977)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덕수궁 미술관에서 12월 8일까지 열린다.

‘균형과 조화의 미학-도천 도상봉 탄신 100주년 기념전’ 이라고 명칭된 이번 전시회는 ‘명륜당’ ‘항아리’ ‘정물’ ‘안개꽃’ 등 1930년대의 초기작에서 1970년대의 말기작까지 약 70여점이 전시된다.

도상봉의 예술세계는 도자기를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 그의 호 도천(陶泉)은 ‘도자의 샘’이라는 뜻으로,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컸음을 짐작케 한다.

한국의 첫 서양화가인 고희동에게 그림을 배운 그는 1922년 일본의 東京미술학교에 입학하면서 고담한 멋이 일품인 조선백자에 매료됐다. 부드러운 선과 색채는 이후 그의 작품이 갖는 특징으로 인정받았다.

작품은 인물화와 정물화, 풍경화로 크게 구분된다. 그중 가장 많이 제작한 것은 역시 정물화였다. 풍경화, 인물화에 비해 소재 선택이 쉽고 재배열이 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이기도 했다.

도상봉은 꽃이나 과일을 조선백자와 목기, 그리고 서양식 술병에 담아 화폭에 옮겼다. 백자의 형태감과 꽃다발의 화사함이 균형과 조화를 이룬 것이다.

이번에 출품되는 ‘안개꽃’은 그런 정물화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풍경화에는 아무래도 그가 살던 혜화동 인근 모습이 담기기 마련이었다. 성균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집을 장만한 도상봉은 성균관, 비원 등 고궁이나 전통가옥에서 고적하고 우아한 멋을 찾았다.

수평구도와 투시도법을 애용해 작품의 안정감을 유지했는데, 이번에 공개되는 1933년작 ‘명륜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인물화는 초반기인 1930년대에서 50년대까지 다수 제작했다. 이 시기는 도쿄미술학교 시절의 영향을 지니고 있던 때로 정확한 형태감각과 엄격한 조형미가 돋보인다.

이번에 출품되는 1949년작 ‘한정’처럼 인물은 대개 의자나 소파에 걸터앉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상봉은 인물화를 그리더라도 주변에 도자기를 소품으로 놓곤해 도자기 사랑이 얼마나 극진했는지를 보여준다.

김 영 권
백록화랑 대표, 백록당한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