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의 진료의 기술(11)
상태바
이재성의 진료의 기술(11)
  • 승인 2009.02.27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성

이재성

contributor@http://


얼굴도 치료 기술입니다

잘 되는 한의원의 비밀 하나를 말씀드리지요. 바로 원장님의 따듯한 얼굴입니다. 저는 과거에 한의원을 할 때 불임 환자들을 많이 봤었는데요, 환자들에게 처음 건네는 인사말로 종종 다음과 같은 문장을 사용했습니다. “OOO님, 안녕하세요. 좋은 인연입니다. 꼭 좋은 일이 생기게 될 겁니다. 제 얼굴만 봐도 임신하는 사람들 많았습니다.” 이 말에 환자도 웃고 저도 웃습니다.

실제로 정말 얼굴만 보고, 제 목소리만 들었을 뿐인데, 공교롭게도 임신을 했던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저는 환자들에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아니 된다는 협박 비슷한 느낌보다는, 환자에게 안도감을 주고 마음에 평화를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평정심을 되찾은 분들에게서 좋은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얼굴은 중요한 치료기술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여기서 얼굴이란 표정과 인상을 뜻합니다. 눈, 코, 입의 크기는 못 바꿔도 표정이나 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따듯한 얼굴은 원장님의 치료성적과 경영성적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매우 중요한 요인입니다.

그러려면, 첫째,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따듯한 사람이 되셔야 합니다. 환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의사가 바로 차갑고 쌀쌀한 의사입니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마음이 차가우면 얼굴에 그 차가움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1분 정도는 마음을 감출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이상 환자와 얘기하다보면 결코 그 마음의 온도를 감출 수 없을 것입니다. 마음이 따듯하면 자연히 표정이 따듯해집니다.

둘째, 따듯한 사람들과 어울려야 합니다. 처음엔 얼굴이 밝고 따듯하던 사람도 국회의원이 된 뒤 정치판에서 구르는 동안 그 얼굴 표정이 어떻게 바뀌는지 우리는 숱하게 목격해 왔습니다. 누구와 함께 어울리는가에 따라 자신의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제가 한의원을 할 때 다양한 종류의 부자 환자들을 만나봤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부자라도, A지역에서 온 부자 아주머니들과 강 건너편에 있는 B동에서 온 부자 아주머니들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A지역에서 온 분들은 대부분 깎아달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좀 거만해보이고, 경계심이 많고, 얄밉고, 그러면서도 말은 되게 안 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B지역에서 온 분들은 교양 있고, 호의적이고, 지시를 잘 따르고, 원장을 믿어주는 경우가 많더군요. A지역에서 온 아주머니들은 말투까지 참 비슷하더군요. 같은 커뮤니티에 속해서 늘 함께 어울리다보니 옷맵시, 말투, 몸가짐 등 풍기는 분위기가 비슷해지는 겁니다.
그러므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사람들과 어울리도록 교제권을 잘 형성하면 덩달아 따듯한 얼굴을 갖게 될 겁니다. 원장님이 자주 만나는 분들의 마음 온도는 어떻습니까? 만약 그다지 따듯하지 않다면 따듯한 모임을 찾아서 따듯한 사람들을 만나보십시오.

셋째, 표정을 연습해야 합니다. 사실 원장님은 이미 따듯한 분이십니다. 그런데 그것을 드러내는 것을 잘 못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장님 안에 있는 따듯함이 더 커지고, 더 잘 드러나도록 기술적으로 훈련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표정을 만들고 훈련하는 방법은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

이재성
한의사, LK의료경영연구소 소장
(lkmri.org)
前 MBC 라디오동의보감 진행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