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품 가구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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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품 가구가 모였다
  • 승인 2003.03.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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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 ‘조선목가구대전-나뭇결에 스민 지혜’

한국 명품 가구가 모였다

우리의 전통가옥은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짐을 으뜸으로 쳤다. 그 속에 놓이는 가구 역시 자연·집·사람과 잘 어울리게 만들어졌다. 모든 문화유산에는 그것을 만든 시대의 정신과 문화가 스미게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조선시대의 목가구는 조상들의 미적 감각과 생활방식, 철학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재로 꼽힌다.

서울 순화동 호암갤러리(02-771-2381)에서 9월 1일까지 열리고 있는 ‘조선목가구대전-나뭇결에 스민 지혜’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들을 한데 모은 보기 드문 자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호암미술관은 이를 위해 전시 총큐레이터로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전시큐레이터로 박영규 용인대 교수를 선임하고, 30여 곳의 국·공립, 대학박물관, 사립미술관 및 전국의 개인 소장가들의 도움을 받아, 현존하는 수많은 전통 목가구 중, 작품 상태와 전시 출품가능 여부를 파악, 800여 점을 일차 선정한 후, 다시 대표작 180여 점을 엄선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대규모 목가구전을 통해 그간 소개되었던 좋은 작품 뿐 아니라 오랜 동안 잊혀지고 묻혀졌던 전통 목가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목가구의 다양한 모습들을 모두 보여 주는 전시는 아니다. 나뭇결과 면분할에 의해 우러나는 조선 목가구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선인들의 생활 속의 지혜를 느껴 볼 수 있는 명품 위주의 전시이다. 따라서 우리 전통 목가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각종 나전칠기들과 화각공예품과 주칠, 흑칠 등 화려하게 장식된 가구들은 제외됐다.

전통 목가구는 용도나 사용되는 장소에 따라 형태와 기능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며, 목가구의 배치에 있어서도 각 목가구 간의 균형과 조화가 중요시되었다. 이번 전시는 사랑방, 안방, 부엌 등 사용공간 별로 대표 작품들을 분류, 전시하고 목가구가 사용되었던 대표적 공간인 사랑방의 모습을 재현한 특수 공간을 마련하여 당시의 사회와 문화, 미의식을 함축하여 보여 주고자 하였다.

전통 목가구는 오랜 세월동안 우리 옛 사람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숨결과 늘 함께 하여, 자연에 순응하면서 이를 최대한 활용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미감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가장 한국적인 미술품 중 하나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민속품이나 오래된 가구 정도로만 인식되어 일반인들의 많은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소수의 애호가층을 대상으로 비교적 소규모의 전시들을 통해서만 다루어져 왔다. 이번 전시는 그간 잊혀졌던 전통 목가구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우리 조상들의 드높은 안목과 생활 속의 지혜를 읽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영권(백록화랑 대표,백록당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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