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개관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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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개관 특별전
  • 승인 2003.03.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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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천경자의 혼

서울시립미술관 개관 특별전

서울시립미술관(02-2124-8800)은 중구 서소문동에 새 미술관을 신축하고, 개관에 맞추어 천경자 화백의 기증 작품전(7월 5일까지)을 마련했다.

이 전시에서 작가의 기증 작품과 화집 등의 출판물, 사진 및 영상물 등을 선보이고 또한 평범치 않은 삶을 살아 온 그의 인생을 진솔하게 조망함으로써 작가의 체취를 듬뿍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에 기증된 그의 작품을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작가가 60여 년에 걸쳐 제작한 작품으로, 유학시절의 작품을 비롯하여 작가 자신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과 다양한 인물화, 또 해외 여행을 하면서 그린 여행 풍물화와 드로잉 등 모두 93점이 있다. 이 중에서는 기존에 발간된 화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 채색화를 비롯하여 학창시절의 습작, 인체 드로잉 등 다양한 작품이 포함되어있다.

천경자의 작품은 ‘자전적’이라는 평과 함께 독자적인 화풍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의 작품이 ‘자전적이다’라고 하는 것은 작품 속에 담겨있는 모티프나 전개가 작가 자신에게서 비롯됨을 의미하는데, 거의 모든 작품에서 작가는 자신의 삶과 꿈, 환상 동경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을 보면 인물화가 많은데 특히 여성으로 일관되는 여성시리즈 인물화는 크게 두 가지의 형태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일종의 ‘自畵像성격의 인물화’이고 또 하나는 일상생활이나 여행을 통해 만난 ‘실재 인물들을 대상으로 그린 인물화’이다. 인물화에 나타나는 여인들은 단순히 작품 소재만이 아닌 바로 작가 자신의 투영된 모습, 즉 分身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그가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여인들의 묘사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생명체’를 그려왔고, 또 이것이 천경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분신으로 탄생되는 수단이 되어 인물화는 그의 생명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천경자의 작품은 다른 작가들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작품세계가 있는데 바로 여행을 통해 제작한 ‘풍물화’ 이다.

여행을 테마로 한 풍물화는 모두 62점으로, 초기에는 이국에서 접한 새로운 경험들을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여행지에서 직접 그린 스케치들이 많은 반면에, 여행이 거듭될수록 화려한 색채와 화면구성이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채색작품들이 많아 이들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의 경향도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천경자는 화가로서 전시 화집을 출간한 것 외에도 수필집과 자서전, 화문집 등 20여권의 문학 서적을 출간하는 등 문단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화가이면서 문학인이기도한 그의 족적은 수많은 스케치 여행과 그 여행에서 제작했던 작품들에서 드러난다. 여행을 하면서 문학인들의 자취를 찾아다니며 이를 화폭에 담아 내고, 또 그러한 기록을 지면을 통해 연재했던 문학기행작품들을 살펴보면 그의 문학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영권 (백록화랑 대표, 백록당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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