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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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19)
  • 승인 2009.02.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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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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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腸正格과 項上(耳下)結核 ■

* 지난 회에서 살펴보았듯이 芝山은 본인의 실제적 경험을 통해 大腸正格을 운용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芝山이 수록한 의안을 보자면 大腸正格을 시술한 내용이 가장 많으며 매우 다양한 병증에 大腸正格을 운용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芝山이 大腸正格을 운용하는 주요 진단 조건으로 삼은 것이 項上(耳下)結核의 여부입니다. 芝山의 의안을 통해 유추하자면 項上(耳下)結核은 주로 경부 림프절의 종창이나 결절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結核, 瘰癧, 連珠瘡, 鼠瘻와 갑상샘의 결절인 癭瘤 등도 이에 해당합니다.

⇒ 結核 : 개개의 결절을 지칭
⇒ 瘰 : 작은 結核으로서 주위 조직과 유착되지 않아 접촉시 움직여지는 것
⇒ 癧 : 큰 結核으로서 주위 조직과 유착되어 접촉시 움직여지지 않는 것
⇒ 鼠瘻 : 결절의 궤양면이 천공되어 누공이 형성되고 외부로 삼출물이 분비되는 것
⇒ 馬刀挾癭 : 結核이 연속으로 이어져 가슴이나 겨드랑이에까지 미친 것

* 한편 『靈樞』에는 手陽明經의 是動病으로 ‘頸腫’이, 手太陽經의 是動病으로 ‘頷腫’이, 手少陽經의 是動病으로 ‘嗌腫’이 언급되었습니다. 위치상으로는 이하선종, 인후 편도 조직의 비대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들도 넓은 의미에서 項上結核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일단 手三陽經의 是動病에 경부 림프 조직의 종창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의 병후는 기본적으로 手三陽經의 병증으로 파악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項上(耳下)結核은 특히 감염의 흔적으로서 감염에 의한 염증이 지속적,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이에 대해 면역계가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있거나 면역계의 반응이 과민화된 상황임을 의미합니다.
림프절의 결절은 다양한 곳에서 나타날 수 있으나 특히 경부의 병변을 大腸正格의 적응증으로 삼는 이유는 경부가 陽明經에 배속된다는 점과 『素問·太陰陽明論』에서 “故傷於風者, 上先受之 ; 傷於濕者, 下先受之”라 하였듯이 風邪에 의한 병변은 일차적으로 상부에 발현된다는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한편 芝山은 項上(耳下)結核이 胎疾이나 胎熱에 의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胎疾이나 胎熱이 의미하는 바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선천적으로 면역 기능이 약하거나 민감하여 감염에 쉽게 노출되는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는 주로 어릴 적에 심한 감염성 병변을 앓고 난 이후 정기가 매우 상한 상황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 결과 경부 림프절이 쉽게 붓거나 만성적으로 부어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芝山은 경부 림프절의 경결을 확인하면 병증의 종류나 유병기간에 상관없이 體氣虛弱에 따른 ‘風傷腑’의 징후로 보고 大腸正格을 운용하였습니다. 大腸正格이 경부 림프절의 결절에 대해 특이성을 지니고 있다면 大腸正格이 인체 면역기능의 조절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風傷腑’에 의한 병증에 大腸正格이 유효성이 있다는 점에서 감염성 병변에 大腸正格은 扶正祛邪의 작용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芝山이 수록한 임상례를 통해 項上(耳下)結核에 대한 大腸正格의 다양한 운용례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15살 된 남자애가 온몸이 붓고 두 눈을 조금밖에 뜨지 못해 사물을 겨우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脹症이 아닌가 의심하였으나 목덜미를 진찰해보니 결핵이 있었다. 비로소 ‘體氣虛弱, 風必傷腑’에 의한 병증임을 깨닫고 大腸正格을 시술하였더니 한 회 만에 부종이 사라졌고 목덜미의 결핵은 2, 3度 만에 사라졌다.”
☞ 경부림프절의 결절을 ‘風傷腑’의 근거로 보고 大腸正格을 운용한 것입니다.

② “15~16살쯤의 한 남자가 왼쪽 귀 아래에 허옇게 뾰로통한 것이 부어올랐을 뿐 특별히 아프지는 않았다. 이는 분명히 體氣의 허약함에서 기인한 일종의 風傷腑證이므로 大腸正格을 시술하자 몇 度 만에 효험을 보았다.”
☞ 특이 증상은 없으나 경부림프절의 결절만을 근거로 大腸正格을 운용한 예입니다.

③ “어떤 여자가 항상 두통이 있었는데 어떨 때는 목덜미가 아프거나 좌우의 다리가 아팠다. 두통이 크게 발할 때는 몹시 놀라는 증세가 나오기도 하였고 눈을 들어 사물을 볼 수가 없었다. 문진해보니 10살 이전부터 경항통이 있었다 하니 비록 肝의 병증과 비슷하지만 大腸의 증후가 있으므로 大腸正格을 시술하여 효험을 보았다. 두통은 본래 大腸의 증후가 없고 경항통은 肝의 증후로 의심해야 하므로 ‘體氣虛弱, 風必傷腑症’이라는 말을 인용하여 이를 해명한다.”

④ “50살가량의 한 남자가 요통과 함께 오른쪽 하지가 무력해지면서 바싹 말라버린 지가 이미 몇 해가 지났다. 귀 아래 大腸經을 진찰하니 결핵이 있으므로 왼쪽에 大腸正格을 시술하였는데 몇 회 만에 쾌차하였다.”
☞ 결핵성 척추염 환자로 보입니다.

⑤ “14~15살쯤 된 여자아이가 온몸이 붓고 두 눈이 감겨 조금밖에 뜰 수가 없었으며 頭瘡이 생긴 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목덜미의 大腸經 영역에 결핵이 있는 것을 보고서 태독에 의한 병증인 것으로 판단하여 大腸正格을 시술했더니 두세 번 만에 부종이 다 가라앉고 태열도 역시 감소되었다.”

⑥ “3살 된 어린이가 항상 맑은 설사가 멎지 않았고 얼굴은 누렇게 떴으며 명치 아래에 伏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오른 귀 아래의 大腸經의 영역에 결핵이 있기에 왼쪽에 大腸正格을 시술하였더니 몇 度 만에 쾌차하였다. 그렇다면 胎水가 장에 있어서 열기가 발산되지 못하고 이로 인해 氣虛傷腑하게 된 것인가? 결핵이 있지 않았다면 伏梁證으로 오진했을 것이다.”
☞ 원래 伏梁은 心正格을 운용하는 주요 진단 근거이나 목덜미에서 림프절의 결절이 촉지되자 이를 더 우선으로 삼아 大腸正格을 운용하였습니다. 胎水로 인해 열기가 발산되지 못했다는 표현으로 보아 大腸에 울열이 생긴 것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⑦ “20세의 한 여자가 항상 아랫배가 아팠는데 腎經이 약한 것인지 大腸이 부족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진찰해보니 목덜미에 결핵이 많이 있었으므로 병이 없는 쪽에 大腸正格을 시술하였더니 즉시 나았다. 이 치법으로 태질을 여러 번 치료하였더니 또한 나았다.”

⑧ “10살쯤의 여자 아이가 배꼽위에 복통이 있어서 며칠에 걸쳐 울며 몸부림을 치고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엎치락뒤치락 하였다. 목덜미와 귀 아래의 大腸經 분야를 진찰해보니 결핵이 있으므로 大腸의 허증인 줄 알고서 大腸正格을 시술하자 복통이 즉시 멎었다.” <격주연재>

김관우(전북 익산 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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