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세대 넘어 다양한 ‘봄’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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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세대 넘어 다양한 ‘봄’ 선봬
  • 승인 2003.03.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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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變萬花 - 봄 이야기展

뽀얀 흙먼지가 사라진 뒤의 맑음과 화사함이 더 반가운 이쯤. 도란도란 들려나오는 봄과 꽃 이야기, ‘千·變·萬·花-봄 이야기’전이 2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 열린다.

작가 18명의 60여 점이 전시되는 ‘천변만화-봄이야기’展은 회화, 조각, 디지털, 설치에 이르기까지 각자 다른 장르와 양식, 또는 매체를 사용하는 작가들의 봄 이야기 전이다.

전시공간은 크게 셋으로 나뉜다. 제1전시 ‘산천의 봄-세상의 봄’은 도상봉, 김환기, 박고석, 박수근, 장욱진, 김병기 등 작고 또는 원로 작가의 구상작품으로 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의 밝고 화사한 색채 속에서 방황과 고뇌로 점철된 인생의 심오함을 뒤적여보고자 한다.

제2전시에는 ‘심상의 봄’이라는 소주제가 붙는다. 곽인식, 박영남, 전병현, 정종미 등 봄의 심상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추상작가들이 초대됐다. 그리고 ‘千變萬花-꽃 이야기’ 주제의 제3전시에는 고영훈 등 실험성 강한 작품이 출품된다. 여기서는 작가의 짧은 에세이로 봄을 느껴볼 수도 있어 즐거움이 두 배다.

흐드러지게 피어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꽃(이대원,김종학)에서부터 상처를 치유하는 매개로서의 꽃(고영훈), 시간과 인생을 관조하는 꽃(도윤희, 정광호), 위험한 유혹의 꽃(홍장오), 세상만물의 소우주로서의 꽃(엄정순), 디지털 꽃(양만기) 등 꽃잎의 이면을 통해 인생의 희노애락과 우주의 질서를 담고 있다. 이처럼 이번 ‘봄 이야기’展은 ‘봄’이라는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작가마다 얼마나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는가를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는 박수근이 작고하던 해에 그렸던 ‘꽃피는 시절’과 얼음 풀린 개울가에서 아낙네들이 오순도순 모여 묵은 빨래를 하는 ‘빨래터’가 출품되었으며, 봄을 알리는 김환기의 매화그림, 조선 백자를 유난히 사랑했던 도상봉의 백자 정물과 광릉수목원 풍경, 그리고 동심이 느껴지는 장욱진의 마을 풍경 등 작고 작가의 귀한 유작들이 많이 출품되었다.

이미지 해석 방법과 매체 사용에 있어 여러 세대의 작가들이 자신만의 화풍으로 봄을 노래한 이번 전시는 독자적이면서도 동시에 시대와 세대 차이를 너머 작가적 공감대를 이루는 미의 화음을 느낄 수 있다.

김영권 (백록화랑대표, 백록당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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