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의 진료의 기술(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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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의 진료의 기술(9)
  • 승인 2009.02.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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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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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희망은 느낌을 만드는 요소

지난 호에서 초진 시간은 환자에게 신뢰와 희망의 첫 느낌을 만들어내는 시간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그런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그런 느낌을 만들어내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유명도, 이거 중요하긴 합니다. 제가 과거에 한의원을 할 때, 제가 5년간 MBC 라디오동의보감을 진행했었고, TV 화면에도 종종 모습을 나타냈었기에, 그것 때문에 환자들이 많이 왔었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온 고객들은 대부분은 치료를 받을까, 말까 하면서 오기보다는 이미 치료 받을 마음을 먹고 온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치료가 잘 안되면, ‘이 원장이 왜 이렇게 치료를 못 하냐’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난 왜 이러냐’고 생각했었지요. 일단 전문가, 실력 있는 전문 한의원이라고 인식되면, 환자들이 더 큰 신뢰와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학력과 경력, 이것도 물론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박사’라는 두 글자가 발휘하는 힘이 꽤 셉니다. 그러므로 경력관리 잘 하셔야 합니다. 명함에 한 줄 더 넣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신뢰도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유명도나 학력, 경력만이 신뢰감을 형성하는 요소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기 위해서 제가 말을 꺼낸 것입니다. 결코 아닙니다. 이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진료실 안에서, “여기서 그리고 지금” 형성되는 요소입니다. 진료실에서 원장님을 대할 때 느껴지는 그 느낌, 따듯한 표정, 믿음직스럽고 성의 있는 말투, 그러면서도 은근히 느껴지는 카리스마... 이런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진료실에 들어오면 원장님의 학력이나 경력은 다 잊습니다. 오직 원장님의 얼굴과 말, 그리고 온 몸에서 풍겨 나오는 느낌만이 존재합니다.
이 느낌이 좋으면 믿고 원장님이 제시하는 계획을 따릅니다. 그런데 이 느낌이라는 것은 계속 말씀드리지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로 느껴지기보다는 감성을 타고 들어옵니다. 그냥 느낌입니다. 이미지(image)입니다.

이 이미지는 어떻게 형성될까요? UC LA대학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알버트 매러비안(Albert Mehrabian) 박사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어떤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요소는, 얼굴표정과 같은 시각적 요소가 55%, 목소리가 38%를 차지하는 반면, 말의 내용 자체는 7%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만약 원장님이 말의 내용에 자신이 없다면 환자 앞에서 그냥 따듯하게 웃어주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말의 내용이 아무리 화려해도 원장님의 표정과 목소리가 따듯하지 않으면 환자의 느낌은 ‘별로’가 됩니다.

세미나나 학술지를 통해서 치료의 최신지견을 접하는 것,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최신지견을 익히셨더라도 그것 자체가 매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제대로 못해낼 것입니다. 잘 되는 한의원의 원장님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비밀은, 다름 아닌 ‘좋은 인상’이라는 것을 알고 계신지요? 미소도 내공입니다. 미소는 최고의 화장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녹여내고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따듯한 표정은 속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원장님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그 따듯한 마음이 잘 드러나도록 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호부터는 따듯한 얼굴을 갖는 법에 대해서 다루어보겠습니다.

이재성
한의사, LK의료경영연구소 소장
(lkmri.org)
前 MBC 라디오동의보감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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