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규 칼럼] 대학의 브랜드 가치와 목전의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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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규 칼럼] 대학의 브랜드 가치와 목전의 이익
  • 승인 2009.02.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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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평가’라는 표현에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교육 공급자인 대학당국은 우수한 평가 결과를 기대하지만, 학생들은 교육의 질적 향상에 대한 지원 확대를 원하고, 교수들은 자신들의 연구와 직접 관련 있는 투자를 원하기 때문에 평가결과를 두고 그 해석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

작년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한의과대학에 대한 평가가 마무리되어, 지난 1월 29일에 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다. 한의학분야 학문평가에서 11개 대학이 모두 참여하여, ‘최우수’ 6개 대학, ‘우수’ 4개 대학, ‘인정’ 1개 대학으로 결과가 나타났다. 작년에 평가를 진행하였던 경제학 분야, 물리학 분야 의 최우수 대학은 전체의 35%와 49%인 반면, 한의학 분야는 11개 대학에서 6개 대학이나 최우수로 평가되어 전체의 55%나 차지한 것을 보면 평가가 다소 후한 편이었다고 보인다.

‘인정’ 결과를 받은 상지대학교를 제외하면 10개 대학이 ‘우수’이상으로 평가되었는데 과연 한의계 전체의 대학에 대한 인식과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 논의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한의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역량이 대학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고, 전임교원 충원, 병원시설 확보, 연구여건 개선 등과 관련하여 학내 소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가결과를 세부영역별로 살펴보면 100점 만점에서 25점을 차지하는 ‘교육여건 및 지원체계’에서 최우수대학은 경희대, 원광대, 동국대, 동신대, 동의대 등 5개 대학이었고, 30점을 차지하는 ‘교수’ 영역에서는 경희대와 동의대 등 2대학만이 겨우 ‘우수’로 판정되었다.

이전 칼럼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데, 양방의 우수한 의과대학을 판단하는 타당성 있는 정량적 지표는 기초의학 전공교수 및 조교 수, 연구실적, 도서관 장서 수, 교육공간으로 나타났다. 각종 투입지표에 대하여 성과지표를 국가시험 합격률로 보았을 때 합격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입학정원, 도서관 구입 잡지 수, 수능성적이었고, 교육에 대한 학생만족도를 예측하는 변수는 총 강의시간, 학생 1인당 교육시설 면적, 수능성적으로 나타났다.

5개 분야 평가항목에서 ‘시설 및 설비영역’이 가장 중요하게 분석되었다. 이러한 기준을 이번 평가결과와 연관시켜 보면 전국의 한의과대학은 ‘교수 및 조교 수’ 등이 부족하고 그에 따라 ‘연구실적’도 낮을 수 있음을 알 수 있고, ‘시설 및 설비’와 연관된 교육여건 및 지원체계는 반 이상의 대학이 그리 충분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70년대부터 ‘한의학’이 붐을 이루면서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앞 다투어 한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였던 대학당국이 평가를 할 때마다 닭-계란 논쟁을 하면서 투자나 지원을 소홀히 한다면 브랜드 가치를 이용한 상업적 목적으로 한의과대학을 설립하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최근 경제위기에서 역사가 오래된 대학이나 그렇지 않은 대학할 것 없이 ‘병원수익’이 대학이나 병원의 경쟁력인 것처럼 교수들 사이에 회자되고, 심지어 학생들까지도 이를 걱정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투자 대비 적자이면서도 양방의 경우 의과대학 교수를 개인병원처럼 수익을 올리도록 내모는 대학은 없고, 우수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대학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우수교수도 초빙하지만, 세계의 어느 대학도 교수의 수익을 평가근거로 삼는 대학은 없다.
긴 안목을 가지고 지속적인 투자를 할 때, 병원과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대학당국이 한 번 더 생각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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