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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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7)
  • 승인 2009.02.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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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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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베이성 안궈(河北省 安國)지역의 한약재배지
약도(藥都)로 잘 알려진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庄)의 안궈(安國) 한약산업은 북송에서 시작, 명대에 발전하였으며 청대에 최고조에 이르러 오늘날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안궈시장에서 버스를 타고 안궈의 한약재배지를 찾아간다. 버스는 교외로 빠져서 ‘허베이성 안궈약재종식시험장’을 향한다. 베이징중의약대학, 베이징중의약대학 동방학원, 허베이의과대학 중의학원, 베이징성시학원 등과 합작하여 운영한다는 안내문이 보이고 백초원 식물표본구역과 중약재식물원이 나온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그런 대로 약용식물들을 잘 정리하여 재배하고 있었다.

허베이성 안궈의 동산(東山), 속칭 ‘태평산(太平山)’에 위치하는 이 시험장은 1949년 봄 모택동 주석의 지시에 따라 건설하였다. 1956년 ‘기주 신농(神農) 종식장’으로 명명이 된 후 1979년에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하였는데 허베이성 위생청의 산하 기관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면적은 300여 묘(1묘는 666 평방미터 해당)에 이르고 재배 품종은 200여 종에 달한다. 안궈의 공식 도지약재인 기박하, 기자원, 기국화, 기백지, 기대황, 기국화, 기목향도 재배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다.

이곳 백초원 식물표본구역에는 하얀 꽃이 핀 애엽과 진한 노란색 꽃이 핀 망강남이 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동규(冬葵)와 황기도 작은 꽃이 피어 있다. 백출, 백부자, 형개, 백지, 우슬, 국화도 소담스럽게 끼리끼리 무리 지어 보인다. 장엽반하는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다. 넓은 밭에 가득 찬 장엽반하를 향해 땀 뭍은 손으로 수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다시 버스로 이동하여 ‘확장촌(靃庄村)표준화 종식핵심지역’을 찾아간다. 가는 도로변에는 중국 어디서나 흔하게 보는 구황작물인 옥수수를 넓은 밭에 많이 심어 놓았지만 이곳에서는 옥수수 꽃이 무리 지어 일렁이는 모습이 놀랄 만큼 장관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 옥수수 꽃뿐이다. 마을 입구에는 ‘확장촌 농업, 개발시범구역’ 이라는 간판을 세웠다. 계획적으로 재배하여 잘 가꾼 정원처럼 단정하고 깨끗하다. 허베이농업대학이 재배기술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원지, 기백지, 황금이 밭을 넘치도록 메우고 있다. 넓은 재배지에 심어 둔 하눌타리에는 군데군데 하얀 수염같이 색 바랜 듯한 꽃이 피어 있고 단삼도 침이 달린 보라색 꽃을 피워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는 여인같이 소박한 것이 보기에 좋다. 방풍 재배지는 하얀 꽃들이 만개해 있고 그 옆으로는 벌써 꽃이 삭고 열매가 맺혀 있는 곳도 보인다. 방풍의 꽃과 열매가 풍성하게 꽉 차 있는 이곳은 사진 활동의 좋은 모델이 되어 주었다. 넓은 잎의 토현삼과 낮은 키의 해방풍도 있다.

이곳은 유기농 비료를 사용하고 있었다. 길가의 웅덩이에서 만든 유기농 비료를 한 아주머니가 흐르는 물에다 연신 집어넣고 있었다. 이 물은 고랑을 따라 밭으로 전달된다. 화학비료를 손쉽게 사용하지 않고 불편한 유기농을 고집하는 이곳의 한약재배 정신을 읽어본다. 답사팀도 이심전심으로 이 냄새나고 보기 흉한 이 독특한 광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곳 벌판은 야생으로 자란 맨드라미의 자색 꽃으로 메워져 있고 손자를 안고 산책 나온 할머니가 우리 일행을 보더니 조용한 동네에 무슨 일이냐는 듯 호기심 나는 모습으로 쳐다본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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