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인간적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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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인간적 얼굴
  • 승인 2003.03.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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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치지 않았다!”

프랑수아 베르나르 미셀 著 / 이끌리오 刊

1888년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일요일 밤, 아를에서는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이 있었다. 지금까지도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사건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여러 증언들과 확인되지 않는 소문들이 만들어낸 전설같은 이야기들만 현재까지도 대신하고 있는 이 사건을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 베르나르 미셀이 고흐의 자살 20개월전부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추측하여 쓴 책이 ‘고흐의 인간적 얼굴’이다.

결론적으로는 고흐가 “미친 것이 아니라 단지 우울증을 앓고 있었을 뿐이다”는 사실을 그를 치료했던 의사들의 수준과 의료행태, 그 당시 서양의학계에서 정립되고 있던 정신의학적 수준을 통해 확인한 내용들이다.

아를에서의 사건 이후 고흐는 ‘내가 과연 미친 것이 확실한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이를 거부하려는 심리적 부담감과 이를 수긍하는 마음과의 갈등이 그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저자는 확인하려 하고 있다.

심지어 그를 치료한 의사들 중에 가셰라는 인물은 그 자신이 우울증 환자였음을 확인하고 있는 저자는 그 당시 우울증 환자들에게 간혹 일어나는 발작은 흔한 것이었는데, 고흐가 아를에서는 이방인이라는 사실이 배타적이던 그 지방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광인으로 단정하게 된 첫 번째 원인으로 진단하고 있다.

또한 그 당시에 흔히들 마시던 압생트라는 값싼 술로 인한 중독환자였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시하고 있다. 녹색요 정이라고도 불리던 압생트는 그 이후 여러 실험들을 거쳐서 신경성 독성을 지니고 있고 이로인해 간질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나온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 그 당시 의학적 수준을 문제삼을 수 있는데, 그 당시 의학계에서는 아주 초보적인 정신과학적 개념들만이 정립 되어 있었고, 정신병을 치료하고 진단하는 기준이 의사 개인의 극히 주관적인 관점에 의해서 행해질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기타 여러가지 주변 정황들이 우울증 환자인 그를 광인으로 인정하게 만들었고 그 스스로 삶과 자신에 대한 강한 혐오감을 느끼게 하고 삶에 대한 의지와 욕망을 잃어버리게끔 한 것이 아닐까? 그는 그 자신의 그림에 대한 재능 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생각을 가졌고 그의 정신적 갈등에 대한 자책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 자신이 소망했던 그림에 대한 재능이 너무 컸기에 갈등했던 그의 마음이 더 인간적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러한 소망이 그로 하여금 좌절과 패배감과 자책감을 느끼게 했다면 그가 우울증을 앓을만도 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도 같다.

이 책은 삶과 예술과의 승산없는 싸움을 벌였던 ‘인간 고흐가 미쳤다는 세상의 판결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말하 고 있다.

강 현 호(부산 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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