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한의학교육실장 부산대 한의전 신상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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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한의학교육실장 부산대 한의전 신상우 교수
  • 승인 2009.01.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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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L 등 임상위주 학습법 개발이 최고의 성과”

올해로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이하 한의전)이 개원한 지 1년이 된다. 한의전에서는 개원과 함께 한의전 교육 과정 전반을 관리 담당하게 되는 별도의 ‘한의학교육실’을 만들어 신상우 교수를 실장으로 임명했다. 한의학교육기관으로서는 최초이며, 신상우 교수는 그간 한의전 교육 커리큘럼 전반을 담당해왔다. <편집자 주>

▲한의학교육실이 생소하다. 역할은 무엇인가?

=의학계열에서는 의학교육실이라는 체제가 이미 설치돼 있다. 한의전이 통합교육체제를 도입하면서 전체교육과정을 중앙관리할 필요성이 생겨 한의학교육기관에서는 최초로 우리대학에서 설치했으며 행정조직과 연구조직이 통합된 성격을 띤다. 작년 한해동안 ‘한의학 교육의 새로운 교수법-학습-평가법 개발’이라는 정책과제를 수행하면서 PBL, CPX, OSCE 등 새로운 한의학교수·학습법 모듈을 개발했다.
또 1년간의 교육과정을 평가하기 위해 기존의 강의 평가 외에 시수, 시기, 과목내 수준편차 등 과목별 평가도 실시했다. 이러한 추적 결과들의 경향성을 데이터화 해 향후 교육과정에 참고할 계획이다. 지도 교수를 지정, 학생별 연구과제(논문 1편) 수행도 관리하고, 앞으로 개발될 교재도 표준 포맷을 만들게 된다.

·PBL(Problem-based Learning 문제중심학습)
·OSCE(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 객관적구조적임상수기평가)
·CPX(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 표준화환자대상진료시험)

▲그간 한의전의 새로운 교육커리큘럼에 대해서 한의계의 기대와 우려감이 교차해왔다. 공과를 평가한다면?

=이제 겨우 1년간 운영해왔기 때문에 전체 교육과정을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만 교육기간이 2년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운영으로 기존 한의대 과정수준과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학생들의 평가에 따르면 전체 강의만족도가 1학기 때보다 2학기 때 더 높았다. 짧은 기간동안 다양한 전공교수들이 투입돼 양질의 교육을 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한의학교수뿐만 아니라 약학, 의학 교수들이 참여해 전문화된 강의도 진행됐다. 무엇보다 PBL, CPX, OSCE 등 임상실습학습법 연구를 완료한 데 큰 의의가 있다. 다만 우리 교육콘텐츠의 핵심이라고 할 만한 이러한 교육과목이 고학년쪽에 배치돼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는 2~3년 후에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부족한 점이라면 교원수가 부족해 자연과학계열의 경우 시간강사가 좀 많았는데 과목별로 편차가 있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시간강사 수를 좀 더 줄이도록 하겠다. 평균 나이대가 40대 정도로 젊은 OMD교수들이 많다보니 연륜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학생들이 불안해하기도 했는데 초반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다.

▲첫 시도되는 교육들이 많았다. 어려운 점들은 없었나.

=통합형 교육, 쿼터제 도입으로 인해 연간 40주 교육일정으로 빽빽하게 진행되면서 학생들은 물론이고 교수들도 힘들어 하는 부분들이 많다. 보통 의대같은 경우는 교수진이 100명 가까이 되는데 한의전은 작년 한해 15명에 불과했고, 올해 9명이 추가되는 정도다. 원 계획대로라면 내년 3월초까지 50명으로 충원이 완료될 예정이었는데 올해 정부 방침으로 공무원수가 동결됨에 따라 충원 계획이 올스톱되면서 교원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2009학년 신입생이 입학하면 2월부터는 학생정원수가 총 100명인데 부족한 교원수로 인해 교수들도 힘들고, 또 곧 개원하게 되는 양산 한방병원에도 임상교수들이 부족하게 될 수 있다. 특히 올해 예정된 교재 개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의학적 특성이 사라지게 되는건 아닌지 통합형 교육 등에 대해서 한의계 우려가 많았었는데.

=현재 교육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해가고 있다. 21세기형 의학교육의 방향은 지식전달이 아닌 문제해결능력을 가진 의료인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의학계열은 기존시스템을 고수하려는 내부적인 갈등을 극복하고 선진의료교육시스템을 벤치마킹해왔다. 반면 한의학교육은 바뀌어야 한다는 말은 많았지만 실제적으로 바뀐 것이 거의 없었던 게 사실이다. 교과부에서도 의학교육은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왜 한의학교육은 변화가 없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통합형 교육에 대해 “의학계열 교육체제를 따라가고 있다, 한의학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 현재 우리 교육내용은 한의학 교육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의전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했던 의전원 관계자들은 부족하다고 하고 한의계에서는 너무 바뀌었다 말하는데 우리는 그 절충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3, 4학년생들은 우리가 개발한 임상위주의 PBL, CPX, OSCE 등 새로운 학습법을 배우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과정을 직접 실행하게 되면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은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해 나가고 우리의 실정에 맞는 커리큘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한의전의 새로운 교육시스템 중 기존 한의대에서 수용을 고려해 볼 만한 것이 있다면?

=첫째 교수들이 온라인으로 강의시간을 공지하고 자료도 올려 학생들이 강의를 미리 준비하도록 해 계획적인 강의 진행이 가능하다. 둘째 기초, 임상을 불문하고 여러 전공교수들이 강의를 하는 통합교육시스템이다. 모 한의대에서도 통합교육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셋째 PBL, OSCE, CPX 등 향후 국시 실기시험 도입에 앞서 임상실습을 위한 학습법을 개발한 점 등이다. 특히 임상실습교육은 연구과제에 참여했던 타 대학 교수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실제로 강의에 도입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사례도 있었다. 우리의 새로운 교육시스템이 한의계 교육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길 바란다.

▲이달 중순 한의전이 양산캠퍼스로 이동하게 된다. 어떤 변화들이 생기게 되는가?

=이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적인 면모가 두루 갖추게 되면서 학생들도 보다 나은 환경에서 학습하게 될 것이다. 히든커리큘럼으로 진행되는 입학前교육(6박7일간 동양철학, 한문분야를 공부하는 과정)도 그곳에서 진행하게 된다. 공간이 넓어지게 됨에 따라 한의학정책연구센터, 한약제제개발센터 등 다양한 연구센터를 유치, 한의학 연구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의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의계는 훌륭한 연구인력을 많이 배출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역시 바라는 바다. 다만 부산한의전이 한의학계의 카이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인력을 해외로 파견해 선진의료시스템을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하는데 1인당 연구지원비가 1억이상 들 정도로 비용지출이 만만치 않다. 국립대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제약을 받는 부분도 많다. 한의계가 나서서 장학기금을 마련, 우수인력을 해외로 파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방법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덧붙여 우리 대학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의견도 총론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하고 그에 대해 함께 고민해나갔으면 한다. <끝>


[미니인터뷰] 부산한의전 1학년 황만석(28) 씨

부산한의전은 4+4체제로 전환, 연간 교육기간도 40주로 기존 한의대와는 차이가 난다. 1월이면 한창 방학때이건만 학생들은 강의가 끝난 이후부터 한의학연구과정으로 논문을 준비하느라 방학도 잊고 교실과 연구실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기자가 찾아간 1월 19일에는 양산캠퍼스로 옮기기 직전이어서 짐정리가 한창이었지만 학생들의 학구열은 그속에서도 불타오르고 있었다.
신소재공학을 전공하고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진학하게 됐다는 황만석씨는 부산한의전 교육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그는 한의전의 시스템에 대해 “다학제간 학문교류가 가능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세부 연구과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전 전공교육이 창의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 그는 “주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인턴-레지던트(수련의)과정을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부산 =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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