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예술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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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3.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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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제 담은 사진 입문서

한정식 著 / 열화당 刊

‘starving child in Sudan’ 1994년 퓨리쳐상 수상작이다. 식량배급소로 가기에도 힘든, 너무 굶주린 어린 생명이 잠시 쉬기 위해 무릎과 머리를 땅에 숙이고 있고, 등뒤에는 독수리가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사진이다.

결국 소녀는 죽었고, 사진작가 Kevin Carter도 受賞 이후 ‘왜 소녀를 먼저 구하지 않았느냐’는 도덕성을 묻는 세상의 질문에 자살로 답을 대신하였다. 그리고 곡물값 조절을 위해 바다에 버리고, 태우고, 비만이 최대의 관심사인 지구편 반대편의 사람들에게 이 사진은 충분한 가십거리가 됐다.

언어가 인간에게 선험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이야기되는 것처럼, 인간의 시각은 지난 수백만년의 진화과정에서 인간의 깊숙한 무의식의 내면에 복잡한 구조의 틀을 이미 형성하고 있다.

회색빛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도, 수백만년전 선조들이 살았던 사바나의 숲속의 색깔에서 보다 안정을 느끼며, 언어와 관습이 다른 이들도 얼굴표정으로 서로의 의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타인의 동작에서 이미 그에 대한 개인 정보를 알 수 있다.

비록 각성상태에서는 구체적인 언어의 규칙에 따라 思考가 진행되지만 꿈속에서는 흑백 혹은 흑백에 가까운 연속적인 영상속에서 비언어적인 감각의 리듬이 主가되어 무의식이 표현된다.

과일의 색깔을 구별하고,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양안이 전두면에 배치되어 발달해온 인간에게 있어서, 시각은 지금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즉각적인 판단의 중요한 지표를 제공 해왔다. 먹이를 얻고 포식자를 구별하기 위한 생존의 중요한 본능적인 감각계로 발전시켜온 것이다.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에 선험적으로 조직되어 있는 이러한 구조는, 문화적 사회적인 층위에 의해 재해석되고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비교적 언어와 문화를 초월하여 인간공통에게 직접적인 언어의 수단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공통점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시각에 가까운 해상도와 대량복제의 도움을 받아 이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만 머 물러 있단 시각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매체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보다 직접적인 인간언어 수단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사진을 말로 표현할 때, 사진으로 느끼는 그 섬뜩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사진을 언어라고 규정한 저자(중앙대 사진학과 교수)의 말대로, 현실에 기초한 이 강력한 언어수단은 이제 집집마다 카메라를 가지고 있을 정도의 대중적이지만, 사진 기술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보다 사진언어의 이해를 위한 적당한 입문서는 찾기 힘들다는데서 알 수 있듯이 아직은 엉성한 것 같으며,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묘미가 있다. 국문학을 전공한 저자의 필담에 의해 술술 넘어가는 이 책은 사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이들의 좋은 입문서인 것 같다.

권 태 식(서울 구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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