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의 진료의 기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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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의 진료의 기술(6)
  • 승인 2009.01.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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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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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이익

초진 환자를 대할 때 원장님 마음속에 어떤 목표가 생겨납니까? ‘어떻게든 약을 짓게 하고 싶다?’ 혹시 이것입니까? 은근히 이런 마음이 들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 비즈니스에서 초진 시간은 정말 엄청 중요한 시간입니다. 요즘 광고마케팅에 많은 돈을 들이는 원장님들이 많지요? 광고비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초진 환자 한 분 오게 하기 위해서 쏟아 부은 돈이 얼마입니까? 이런 생각 속에 욕심 부리며 들이대면 결국 좋지 않은 결과를 내게 됩니다.

발 삐어서 온 환자에게 녹용약 40만원짜리를 팔고 쾌재를 불렀던 적이 있습니까? 이런 원장님을 ‘선수’라고 하지요. 근데 선수일 뿐이지 그가 선수인 것은 곧 드러납니다. 그 환자가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아, 당했다...’ 하며 속 쓰릴 겁니다. 마치 북경 여행 갔다가 동인당에서 몇 십, 몇 백 만원 긁고 오는 여행객처럼 말입니다. 이런 이익을 취하고 싶은 유혹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것은 나쁜 이익입니다.

윤리적으로 나쁘기 때문에 나쁜 이익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경영적으로 볼 때 나쁜 이익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돈을 받을 당시 잠깐은 이익이 발생되는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계속해서 손실을 발생시키는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이익인 줄 알았던 것이 결국 독이 되는 거지요. 그 환자가 다시 원장님을 찾아올까요? 그 환자에게는 쓴 뿌리가 박히고, 나쁜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환자는 좋은 소문보다는 나쁜 소문을 더 많이 냅니다. 칭찬할 때는 한두 사람에게 하고, 욕할 때는 여덟 내지 열 사람한테 한답니다. 아마도 원장님에게 당했다고 느낀 그 환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한참 동안 원장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리고 다닐 겁니다. 결국 원장님에게 와야 할 환자들을 다 막게 되는 꼴이 되지요.
발 삐어서 왔는데 맥 잡고, 녹용 팔고 으쓱대다가는 곧 나쁜 소문납니다. 소탐대실하지 마십시오. 재주를 부려 이런 사술을 쓸려면 얼마든지 쓸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사술은 배우셔도, 쓰셔도 안 됩니다. 나쁜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은 곧 문 닫게 됩니다. 태풍이 불어치면 바로 쓰러집니다.

단타가 아니라 연발타를 내는 임상가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한 환자를 그냥 돌려보냈지만, 그 환자의 가슴 속에 신뢰할만한 원장님의 모습을 남겨준다면, 다음번에 그 식구 모두를 데리고 오고, 원장님을 평생 가족주치의로 삼는 단골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LTV라는 용어를 하나 알아두십시오. 고객의 생애가치(Life Time Value)를 말합니다. 초진 때 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갔더라도, 원장님이 그 환자에게 신뢰를 심어주면 그 환자는 계속 옵니다. 100번 오면 100만원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평생 오면 평생 가치를 창출하는 환자가 됩니다.

그렇다면 초진 시간의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환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됩니다. 신뢰는 성공하는 한의원으로 가는 가장 큰 전략 아닌 전략입니다. 어떻게 하면 환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까요?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이재성
한의사, LK의료경영연구소 소장
前 MBC 라디오동의보감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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