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서 터져나오는 시인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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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서 터져나오는 시인의 마음
  • 승인 2003.03.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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梔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1
이병한 著, 민음사 刊

개인적으로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나이가 들면서 더 감성이 메말라지는지 시집은 잘 읽혀지지 않던차에 유명한 한시들을 모아 발간된 책이 있기에 한 번 읽어보았다.

한학자 이병한 선생(서울대 명예교수)이 중국의 시인들의 명시들을 모아 엮은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와 ‘이태백이 없으니 누구에게 술을 판다?’가 그것이다. 원래는 서울대 교수들 중 한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던 시들을 책으로 엮어 출판하게 된 것이란다.

우리가 전공하는 분야와는 다르고 또 시라는 특수성으로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는 한시들인데, 중요한 시어들은 주를 달아 읽고 해석하기 쉽게 책을 엮은 것이 마음에 든다. 또 중국의 명시인들의 시들을 계절별로 분류하여 계절의 오고감을 시인들이 느끼는 시상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준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백과 두보가 술을 특히 좋아하던 시인이라는 것을 배워서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이들의 시에서 술이 시의 구성과정에 있어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그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읽으면 읽을 수록 마음에 와닿는다.

어제 신문인가? 잘 기억은 안되는데 시인 고은 선생께서 ‘요즘 시인들은 술꾼이 없다’면서 시가 가슴에서 터져나오지 않고 머리에서 짜여져 나온다는 비판을 하신 게 기억난다.

정말 이 책에 소개된 시들은 서정 그 자체다. 가슴에서 터져나오는 시인의 마음 그 자체다.
꽃, 봄, 매미, 술, 여름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소재를 가지고 얼마나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씌어져 있는지 어떤 구절에서는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여름이 다 가지만, 언제 이 책 한권 들고 산 속에서 이삼일 시에 푹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를 좋아하시는 분들, 그리고 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한 번 일독을 권할만 하다 생각한다.

또 술안주감으로 쓸만한 시들도 많이 있으니까 술 좋아하시는 분들도 한 번 읽어보시는게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강현호(부산 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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