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지루한 대기실이 즐거운 문화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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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지루한 대기실이 즐거운 문화공간으로
  • 승인 2008.12.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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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도서대여·영화감상 등 고객맞춤공간 조성

경기침체와 더불어 날로 늘어나는 한의원들 사이에서 살아남기란 점점 더 쉽지 않은 현실로 다가온다.
좁은 대기실, 언제나 낯설기만한 약냄새, 불친절한 간호사와 무표정에 딱딱한 의사......과거 대부분의 진료대기실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던 모습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특별히 진료받는 일이 아니라면 되도록 가고 싶지 않았던 곳이 동네 의원들이다. 이런 동네의원들 사이에 조용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어 시선을 끈다.
카페처럼 꾸며진 대기실에서 종류별로 갖춰진 한방차를 입맛따라 음미하는가 하면 족욕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고, 그림을 감상하거나 한가로이 책도 골라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등 한의원 대기실이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소재 광동한방방병원(병원장 문병하)은 지난해 여름 건강, 인문 등 각 분야 도서 1천여권이 비치된 북카페 ‘수담’<사진>을 오픈했다. 대기에서부터 치료와 그 이후까지도 충분한 휴식과 이완을 통해 몸과 마음의 치유를 돕는 일종의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한 쉼의 공간이다.
병원 관계자는 “처음에는 책 분실을 우려하기도 했으나 뜻밖에 회수율이 좋고 오히려 책을 기증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은 북카페에 이어 야생화로 꾸며진 소규모 정원 ‘송원’을 오픈, 모든 환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야외휴게 공간도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서울 서초 아이누리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은 “대기실에 남자아이들을 위한 미니자동차와 게임기를 비치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한의원 이미지메이킹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침구치료실 베드마다 DVD가 설치돼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보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침치료에 대한 두려움이 덜한 편”이라고 소개했다.

함소아한의원은 대기실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어린환자들을 위한 놀이터와 곳곳에 놓여있는 캐릭터 인형들이 어린환자들의 거부감을 덜어준다. 지난해 10월 개원한 이천 함소아에는 놀이방시설과 보드공예를 이용해 만든 궁전과 암벽타기 기구, 수족관 등이 설치돼 있어 ‘신나고 즐거운 한의원’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사진>
함소아 홍보팀 안송이 씨는 “대기실 활용을 위해 요리강좌, 성장마사지강좌 등 보호자가 알아두면 도움이 될 각종 건강강좌와 비정기적인 이벤트행사도 실시한다”면서 “일부 지점에서는 유아서적 도서대여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평소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서울 강서구 백록당한의원 김영권 원장은 이미 여러해 전 한의원 한 켠에 공간을 마련해 화랑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신세대들이 자주 찾는 서울 압구정동에 소재한 티테라피한의원(원장 이상재)은 친환경카페+젊은 감각의 한의원+건강문화교실이 한 공간에 마련된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다. <사진>
카페에서는 간단한 체질감별맵테스트를 통해 개인의 맛에 대한 취향과 체질 그리고 현재의 몸상태에 맞는 한방차를 음미하면서 족욕을 즐길 수 있고, 한방차와 건강에 대한 내용으로 이뤄지는 건강문화교실에서 강좌도 들을 수 있다.
이상재 원장은 “한의사이지만 건강문화디자이너로서의 일을 생각하다 복합문화공간을 고안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한의원들이 이처럼 예산을 들여 시설을 만들고 내용물들을 채우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는 점이 있다.
그래서 근래들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홍보방법이 한의원내 TV모니터를 통한 한약재 및 한의학 홍보다.

옴니허브(고객지원팀 02-525-1240)는 이러한 원내 모니터를 통한 홍보에 활용될 수 있는 콘텐츠를 지난해 10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원하는 한의원은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옴니허브측은 “한의사와 더불어 많은 농민들이 우수한 한약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한약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착안하게 됐다”며 “우수한 한약재를 고집하는 한의사들의 정성을 일반인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도 한의학의 우수성에 대한 질환·증상별 ‘한의학 홍보 UCC’를 최근 제작했다. 자동차보험·산후비만·비만·아토피·스트레스·갱년기·감기침의 효능 등 필요한 내용을 한의원 및 한방병원에서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
개원가의 문화도 소비자중심의 고객만족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대기실의 문화공간 활용은 한의원뿐 아니라 최근 개원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로 당분간 이러한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민족의학신문 강은희 기자 leona01@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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