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로 본 백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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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로 본 백자 이야기
  • 승인 2003.03.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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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순백으로 빚어낸 조선의 마음 백자


문학사로 본 백자 이야기

하얗지만 완전히 하얀색은 아니고, 투박하게 보이지만 절제와 기품이 있고, 부드러운 곡선은 넉넉한 편안함을 주고, 조금의 물욕도 없는 순수한 마음을 보는 듯 하다.

이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가? 이것이 바로 조선의 시대 정신인가? 조선은 시대적으로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하는 사대부들이 세운 나라다.

모든 문물이 그에 맞게 변하게 된다. 그 중에서 그릇은 사대부와 왕실이 지향했던 절제와 품격, 그리고 자유분방함이 숨쉬는 백자가 탄생한다.

이 책은 공학도 출신인 저자가 자기의 제작기술을 주로 연구해 왔으나 이번에는 문화사적인 관점에서 저술했는데 대단한 노력을 기울인 역작이다.

여러 가지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선의 정신을 바탕으로 백자가 왕실 전용 그릇으로 채택된 과정과 배경, 제작 체계, 백자의 아름다움과 양식의 변천 및 제작 기술에 대해 얘기한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조선 백자로 떠나는 여행의 길잡이는 충분하다. 특히 많은 백자 사진이 있어 가히 박물관에 온 듯하다. 문양과 그릇의 모양이 시대적으로 변하는 것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잘 정리해 놓았으며, 제작 과정도 사진과 충분한 설명이 있어 알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전문인이나 골동품 수집가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도자기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들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하나의 자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나라의 만사가 모두 이를 닮는다”는 박제가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올바른 그릇을 만들어야하는 장인 정신이 그 첫번째요, 그릇 하나에도 풍속을 생각했던 조선시대 수요층들이 두 번째다. 결국 그릇은 만들고 사용하는 사람 그 자체라는 이야기다. 장인 정신과 그릇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수요층, 이 두가지가 올바로 결합할 때 과거의 영화에 만족하지 않고 이를 올곧게 계승 발전시키는 자랑스런 조선의 후예가 되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을 되새겨 본다.

9월에 사옹원 분원이 있던 광주, 이천, 여주에서 열리는 도자기축제가 기다려진다.

박근도 (서울 상계한의원)

방병선 著
돌베개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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