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환경 개선 과제 남긴 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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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환경 개선 과제 남긴 한해
  • 승인 2008.12.1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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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상황에서 한의학이 처한 환경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올해에도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은 한해였다. 한약분쟁 이래로 불법·유사의료업자들은 더 이상 한의사의 경쟁상대가 아닌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섣부른 판단이었는지 여전히 이들은 한의사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세력이었음을 다시 한 번 직시할 수 있었다.

불법·유사의료업자들은 일부 양의사들과 손잡고 침과 뜸의 정통성을 내세우며 한의사의 시술권을 부정하는 한편 무료봉사를 통해 얻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언론방송으로 파고들어 대중적 지지기반을 넓히고 최종적으로 보건복지가족부를 압박하면서 국회에서 입법작업을 벌이는 경로를 보였다.

한의계는 이들과 맞서 다양한 형태로 불법·무면허집단임을 드러내 침구사제도 등 새로운 침·뜸 자격의 제도화 저지에 혼신의 힘을 다한 결과 일부 찰과상을 입었을지언정 현상유지는 했다. 성과랄 것까지는 없지만 그 이하의 상황이 초래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는 있다.

반면에 이명박정부 들어 한의약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시킨다는 일련의 계획이 총선공약에 반영돼 관련 예산이 상당한 폭으로 늘어났다. 입법부에서는 한의사출신 국회의원이 한 사람 배출돼 한의학관련 입법활동에 탄력을 받게 했다. 건강보험,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등에서의 제도개선은 간과될 수 없다.

학계에서도 일선한의사의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그런대로 연구와 토론이 활발히 전개돼 불황에 시달리는 한의계에 한 가닥 희망을 지폈다. 그밖에 개미군단이라 할 수 있는 개개한의사들이 학술모임을 결성해 나름대로 학술과 임상 분야에서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의계가 거둔 성과가 비단 이 정도는 아니겠지만 아쉽게도 외부환경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확연히 노출돼 일부의 성과를 자랑하기가 무색하게 된 점은 한의계가 냉정히 평가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렇듯 한해를 평가하는 것은 다가오는 새해에는 과거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이지 단체의 공과를 평가하는 데 있지 않다.

그러므로 한의계 각 단체와 개개인은 고군분투해온 것 못지않게 잠깐만이라도 지난 한해를 뒤돌아보면서 활동을 반추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내일을 위해서는 忘年보다 送年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각 분야에서 헌신하신 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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