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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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 승인 2003.03.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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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몸은 자연과 함께 진화해왔다'

역자가 한겨레신문에 다윈의학을 칼럼으로 소개하고 있을 때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왔었다. 이들 중 70%정도가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다윈의학이 인간을 자연계에 적응과 자연선택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교류하는 자연계의 일부로서 본다는 것이 한의학의 세계관과 유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윈의 진화론은 생물학을 비롯해 사회학 심리학의 영역으로 그 영향을 확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의학적 체계에는 그 영향이 미미하다. 명확한 정답이 있다는 뉴턴 물리학의 토대에서 시작된 계몽주의의 영향에서 현대의학은 태동되었다.

코흐와 파스퇴르의 업적에 힘입어 세균과 전염병에 적용된 페니실린식의 치료에 의한 질병정복의 마법과도 같은 효력들이 인간의 모든 질환에 적용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환상에 의해 급속히 확장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페니실린식 치료법이 인간의 모든 질환에서 치료효율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은 이미 환상임이 드러나고 있다.

서구와 일본에서는 이미 생활관습, 생활양식에 의해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는 인식에 이르렀다. 단순한 몇 가지의 원인제거로 인해 인간의 질환들이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원인제거를 위한 전투적인 의학은 수술요법과 약물요법 등에서 그 효력을 나타내고 있지만 몸을 수술용 칼과 화학전의 전쟁터로 만듦으로써 심각한 피해 역시 나타나고 있으며 그래서 자연적인 요법 혹은 서구의학 대체요법에 대한 수요를 탄생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대의학의 체계를 서구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중의 하나가 다윈의학이며, 이제 막 그 태동하는 다윈의학 혹은 진화의학은 인간과 자연과의 전일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해서 동양의학 혹은 각국의 전통적인 자연의학과도 상통하는 것이다.

다윈의학의 창시자인 정신과 교수 랜덜프 네스와 진화생물학자 조지 윌리엄즈는 몸과 정신도 다른 모든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진화의 역사를 거쳐 만들어진 산물이며, 따라서 인체가 가진 질병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가는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일종의 불균형 비적응의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임신오저증의 경우 음식물의 독소에 대한 취약성 정도가 정확히 입덧의 기간과 일치한다. 임신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구역질과 음식혐오증은 산모에게 음식섭취를 제한하도록 하여 태아가 독소에 노출되는 것을 막도록 진화했다고 한다.

즉 입덧이라는 고통은 세포분화가 활발하여 음식섭취로 인해 체내로 들어오게 될 자연계의 독소로부터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이때 모체에 음식이 들어오지 않아도 모체에 저장된 에너지원으로 태아가 넉넉히 성장할 정도로 태아는 충분히 작다.

현대의학에서 하는 치료는 대부분 오히려 인간의 자연계에 적응하기 위한 여러가지 체계를 혼란시키는 것으로 진화론적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현대의 상당수의 치료법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고 이야기한다.

중력의 법칙 같이 논리적으로 명확한 순수 운동법칙이 존재한다는 철학적 체계를 바탕으로 극복대상 혹은 제거대상을 찾아 없애려는 전투적인 현대의학체계에서, 자연계에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반응으로 질병을 포함한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인 현상을 이해하려는 다윈의학은 현대의학에게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 줄 것이라 한다.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 서양의학 역시 새로운 철학적인 변화를 기도하고 있는 모양이다.

권태식(서울 구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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