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만 보면 한의사는 이렇듯 희망을 가질 수 없는 듯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주위를 되돌아보면 한의계의 미래가 그렇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세계 최대의 의료소비국이라는 미국이 비싼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보완대체의학에서 희망을 찾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의료비가 적게 드는 한의학은 미래의 희망이 될 수 있다. 국내는 또 어떤가?
범람하는 건강기능식품, 기승을 부리는 무면허집단, 이미 사회의 트렌드가 돼 있는 의료의 상업화 등 각종 현상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발전의 모티브를 찾아낼 수 있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라면 사고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은 막대한 의료비를 사용하고도 치료효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이에 비해 한의학은 투자대비 치료효율이 매우 높아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는 편이다.
그러므로 한의학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봐서도 안 된다. 아무런 준비도 없으면서 막연히 ‘미래는 우리 것’이라고 외쳐봐야 허공에 대고 외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비전 있는 사람들을 모을 때 현실화될 여지가 생기는 법이다.
한의계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은 한의학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12개 한의대 및 한의학전문대학원, 한국한의학연구원, 그리고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가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결론은 역시 대학과 학회가 핵심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한의대와 한의학회는 오랜 연구경험을 통해 축적된 성과를 교과서에 반영하는 등 학문을 체계화해 개원가의 희망이 돼야 한다.
그러므로 한의대는 일선한의사의 기대를 교육현장에 반영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집단임을 자부하고 교과과정 개편, 한방보건학의 도입 등의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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