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규 칼럼] 한의학교육과 대학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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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규 칼럼] 한의학교육과 대학평가
  • 승인 2008.10.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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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의학교육의 역사를 1948년 동양대학관으로부터 보면 올해로 60년이 되었다. 그래서 올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관으로 진행 중인 한의과대학 평가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벌써 지난 해 개발된 평가지침과 기준에 따라 1학기동안 대학별 자체평가보고서가 마무리되었고, 이제 보고서에 대한 서면평가와 현지방문평가가 예정되어 있다. 올해 말 평가결과가 발표되면 정부는 이를 근거로 대학에 대한 행·재정 지원과 자율성 부여정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학교육에 대한 평가는 1996년에 학과평가인정제에 따라 처음 이루어졌는데, 당시 한약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졸업생이 있는 9개 대학이 평가에 참여하였다. 이후 1999년, 2004년 언론사평가가 실시된 바 있다. 한의학교육에 대한 평가는 교육목표의 점검 및 교육과정 운영변경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으며, 다른 대학과의 비교를 통하여 시설설비, 교육여건, 교수 및 학생의 활동을 점검함으로써 투자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

동양대학관에서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한의학과로 이어지면서 한의사제도와 한의학교육이 성립된 이후, 1970년대에 석·박사 학위과정 개설, 병원급 한방의료기관의 실습교육, 1980년대부터 1990년 중반기까지 전국적인 한의과대학의 신설을 거쳐 현재 전국 11개 대학과 1개 전문대학원으로 양적 발전을 이루었다.

1980년대 중반이후 한방의료보험 실시, 중의학의 영향을 비롯하여 ‘한약분쟁’을 거치면서 한국한의학연구원 및 한방정책관실 설치, 전문한의사 및 공중보건한의사제도 도입, 한의약육성법 제정 등 일련의 제도보완에 따른 사회변화를 거쳐 왔으며, 개원의를 중심으로 새롭게 정립된 약침요법, 추나요법 등의 등장과 중국의 중의학, 일본의 화한의학, 미국 보완대체의학의 영향 그리고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적 학문체계에 대한 관심 등이 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쳐왔다.

60여 년 동안 한의학교육은 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표준화와 특성화로 요약할 수 있다. 바로 국가시험을 중심으로 하는 표준화된 교육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대학별 정책여건에 따른 특성화인데 이번 대학평가결과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근거를 제공하리라 기대된다.
작년 평가기준 마련에 대한 공청회장에서 자신이 졸업한 대학의 교육여건이 열악함을 뼈아픈 경험으로 지적하면서 강력한 평가를 통한 대학통폐합을 이야기한 개원의의 지적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양방의과대학의 자료에 따르면, 우수한 의과대학을 판단하는 타당성 있는 정량적 지표는 기초의학 전공교수 및 조교 수, 연구실적, 도서관 장서 수, 교육공간으로 나타났다. 각종 투입지표에 대하여 성과지표를 국가시험 합격률로 보았을 때 합격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입학정원, 도서관 구입 잡지 수, 수능성적이었고, 교육에 대한 학생만족도를 예측하는 변수는 총 강의시간, 학생 1인당 교육시설 면적, 수능성적으로 나타났다. 5개 분야 평가항목에서 ‘시설 및 설비영역’이 가장 중요하게 분석되었다.

평가점수만 높이기 위해 없던 자료를 급조하거나 질 낮은 연구논문을 양적으로 채우며 눈가림으로 평가를 준비하는 일부 대학교수들과 각 대학의 재단관계자는 의과대학의 객관적인 분석결과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학별 특성과 여건이 달라도 졸업 후 임상의로서 1차 진료를 훌륭하게 담당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할 의무가 대학에 있다. 재단과 교수들은 학생들의 교육에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꾸준한 노력을 해야 한다. 교육은 결코 한두 달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투자 없는 교육에서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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