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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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자살
  • 승인 2008.10.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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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정확한 감별진단과 위험요소 파악이 중요

최근 우리 사회에 자살과 관련된 언론 보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007년 사망 및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는 1만 2174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5%에 해당하며, 사망 원인에서 암-뇌혈관-심장에 이어서 4위로 한해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자의 70%가 우울증으로 추정되고 더 넓게는 98%가 심한 우울상태에서 자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살은 남은 가족뿐만 아니라 치료자에게도 깊은 감정적 충격을 주며, 특히 유명인사나 연예인의 자살이 心弱한 사람들에게 미치는 파장은 더더욱 크다.

따라서 우울증에 대한 이해와 치료는 자살예방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자살위험 환자들을 감별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데 임상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우울증의 임상적 분류를 통하여 주의가 요망되는 우울증을 알아보고, 특별히 자살가능성이 높은 위험인자를 통해 자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

우울증의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우울한 기분, 흥미와 즐거움의 상실, 피로감의 증대와 활동성 저하를 초래하는 기력저하, 기타 증상으로는 집중력과 주의력의 감소, 죄의식과 쓸모없다는 생각, 미래에 대한 비관적 태도, 자해나 자살 행위 또는 생각, 수면장애, 식욕감퇴를 호소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한의학적으로 볼 때, 울증(鬱證), 전증(癲證), 탈영실정(脫營失精), 허로(虛勞), 불면(不眠), 기면(嗜眠), 불사식(不思食) 등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데, 현재 한의학에서는 대체로 기울증(氣鬱證)의 범주에서 다루고 있다.

우울증을 파악하는데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임상적 분류는 위 Table과 같다. 단극성 우울증은 정기적으로 우울증만 나타나는 것이고, 양극성 우울증은 우울증과 躁症이 교대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躁症은 들뜨고 유쾌하고 자신만만한 기분을 주축으로 지나친 의욕, 과다행동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신경증적 우울증은 비정신병적이고, 사회적 기능장애가 적으며, 내인성 증상이 없고, 정신사회적 스트레스를 받은 후에 발병하고, 지속적인 비적응적 성격양상의 결과인 반면, 정신병적 우울증은 망상, 환각, 혼탁 등의 정신병적 증세를 보이며 무가치, 죄책감, 자기비난, 우울망상, 높은 자살사고 등의 정신기능 장애로 인하여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심각한 기능의 장애를 가져오는 경우를 말한다. 약 우울증의 10% 정도에서 나타나는데, 만일 자살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즉각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발병원인에 따라 내인성과 반응성 우울증으로 분류하는데, 전자는 그 발병이 외적 환경요인과 무관하게 내적인 생물학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써 후기불면증, 체중감소, 식욕저하, 심한 죄책감, 정상적 생활 영위불능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반응성 우울증은 우울에 빠질 만한 충분히 납득될 수 있는 배우자의 사망, 탈영실정, 실연 등과 같은 외적 원인이 있는 것이다.

결국 어떤 정신적 충격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고 모든 질환은 오래되면 우울증이 뒤따르게 된다. 대부분 반응성 우울증인 경우는 3개월 정도 시간을 두면 도중에 또 다른 문제가 없는 한 예후가 좋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인성 우울증은 지속적으로 침울한 생각으로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무기력, 무의욕, 무소망으로 결국 약물이 아니고는 지탱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 임상적으로 보면 사실 내인성이나 반응성이나 정확히 구분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더 많다.

증상의 양상에 따라서는 사고 진행이 억제되어 언어와 반응이 느려지고 심할 때는 혼수상태에 빠지는 지연성 우울과 지속적인 불안, 걱정, 긴장, 격정, 초조 등이 동반된 격정성 우울증이 있다. 그리고 일차성 우울증은 이전에 아무런 질병 없이 저절로 나타난 것이며, 이차성 우울증은 우울증이 정신분열병이나 기질성 정신장애 등 다른 선행질환의 부수 증상 혹은 후유증으로 나타난 경우를 말한다.

또한 우울증상은 연령층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모두 우울기분을 감추기 위한 가면이라는 뜻에서 가면우울이라 한다. 사춘기 때는 반사회적 행동, 가출, 무단결석, 약물남용, 성적문란 등이 우울증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노년기 때는 흔히 가성치매라 하여, 기억력 장애를 보호자가 아닌 환자본인이 직접호소하면서 행동, 감정의 변덕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출산 후 4주 이내에 발병한 산후 우울증인 경우도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망되고, 40~50대 갱년기에 발병하는 갱년기 우울증도 초조, 격정, 건강염려, 후회, 죄책감, 절망 우울망상이 뚜렷한 것이 특성이고, 대체로 격정성 우울증이다.
이와 같이 우울증의 임상양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재발과 冠解(remission)를 반복하다 만성적인 경과를 밟는 경우가 많다. 치료에 임하기 전에 최소한 주의가 요망되는 정신병적 양상의 자살사고나 실행 위험이 있는 환자를 감별해야 한다.

주요 자살위험도는 ①45세 이상 연령 ②알코올 의존 ③난폭한 행동 ④과거 자살시도경험 ⑤남자 ⑥도움받기를 거절함 ⑦우울증의 기간이 평소보다 길 때 ⑧과거 정신병원 치료경험 ⑨최근의 상실 또는 이별 ⑩우울증 ⑪신체건강의 상실 ⑫실직 또는 은퇴 ⑬독신, 사별, 이혼 등으로 볼 수 있고, 특히 우울증이 회복중이거나, 퇴원한 지 얼마 안 되었거나, 우울증 환자가 술에 취했거나, 고립, 단절이 오래 지속되거나 한 경우는 더더욱 자살위험도가 높다.

우울한 환자는 무기력하고 절망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치료자는 환자가 거부반응이 들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하고, 중요한 병력이나 증상을 조목조목 물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살에 관한 생각, 빈도, 강도, 계획 등을 들어보고 그 가능성을 평가하며, 만일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주의만 해서는 안 되고, 보호자에게 시급성을 알리고 안전병동이 있는 병원으로 전원 등의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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