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제제, 우리의 미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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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제제, 우리의 미래인가?’
  • 승인 2008.10.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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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저하 ⇔ 판매부진, 악순환 고리 끊자”

■ 한미래포럼 15차 토론회

보험제제를 포함한 한약제제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한의사가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주장과는 괴리돼 있다.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고 지적되고 있는 보험제제에 대한 진솔한 토론이 이루어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월 25일 ‘보험제제, 우리의 미래인가?’를 주제로 서울역 KTX별실에서 열린 한의학미래포럼 15차 토론에서 주제발표를 한 김윤경 원광대 한약학과 교수는 “한의사가 쓰는 제제인데도 불구하고 일반의약품 수준도 안 되는 것이 보험제제의 현실”이라며 “제조공정을 새로 만들어서라도 약재의 품질 문제를 혁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680호 기획란 집중토론 참조>

김 교수는 시중에 유통 중인 황련해독탕 10개와 실험실 건조분말의 성분함량을 측정해본 결과 황금의 바이칼린이나 황련의 베르베린 성분이 차이가 심해 동일한 약으로 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의약품의 필수 조건인 품질의 균일성이 떨어진 보험제제는 한의사들의 신뢰를 상실해 임상에서 활용을 꺼리게 만들었다. 업체는 판매량이 부족해 품질관리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품질 개선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안 쓰고’, ‘품질 개선 못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약제제를 우리가 안 쓰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급여든 비급여든 한약제제를 한의사가 많이 써야만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고, 한의약의 주인으로서의 한의사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품질을 개선하거나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문제는 정부·한의계·제약업계가 진솔한 자세로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하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어 “아직까지 한의사가 한약제제를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고 있다”며 “유권해석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 오래전에 확인됐고, 남은 것은 한의사들이 이를 활용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백은경 한의학미래포럼 부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보험제제의 투약이 저조한 이유는 약효뿐만이 아니라 △현실과 동떨어진 저평가된 조제료에 따른 소득 문제 △정률제 시행으로 인한 환자의 부담 증가 등도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수가의 현실화와 함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의약분업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와 한의계의 요구사항을 나열하는 토론회가 아닌 진솔한 대화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의약분업이 해결책이라는 지적에 대해 신광호 한의외치제형학회장은 “기본적인 생각이고, 이제 다변화된 사고를 가질 때가 됐다”며 “옳다고 해도 공론화하지 못하는 것이 한의계 현실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이어 “아무런 준비도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한약(첩약) 의료보험을 우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억측에 지나지 않는다”며 “한약제제를 둘러싸고 급변하는 의료계 현실 속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한의계의 모습은 자신의 절박한 상황을 모르고 쇄국정책을 고집했던 조선시대 말과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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