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 정우열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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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정우열 원광대 교수
  • 승인 2003.03.1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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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 즐기리라(歸而樂)”

“나그네가 정신없이 길을 걷다 산모퉁이 바위에 걸터앉아 돌아보면서 안도의 숨을 쉬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원광대 한의대 정우열 교수(65)가 3월 6일 자신의 25년 강의생활을 마무리하는 정년퇴임 기념강연회를 앞두고 느끼는 소감이다.

‘늙으면 돌아가고(老而歸) 돌아가서는 즐기라(歸而樂)’는 주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제 돌아가 즐기는 한의학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원광대한의대 학장을 지내고, 학술적으로는 한국의사학과 동의병리학 연구에 매진해 온 한의계의 원로다.

1938년 경기 연천군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당시 한의학을 가르치는 한의대의 존재도 알지 못했던 그가 국어학에의 관심을 접고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경희대(당시 동양의약대학)에 입학하게 됐고 이 길이 인생의 전부를 차지하게 된 것을 그는‘필연적인 운명’이라고 결론내린다.

한의학을 전부라고 여기는 정 교수는 “대학 시절, 한 때 한의학을 비과학적인 미신 쯤으로 여기는 사회적 풍토가 절망스러웠지만, 당시 두산 한세정 선생님(한방병리학)과 현곡 윤길영 선생님(한방생리학)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한의학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유가·도가·불가에서 서양 과학사·과학철학사·의학사 등을 탐독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대학에서 병리학을 전공하게 된 것도 두분 선생님의 영향이라고 했다.

현재 한의학의 미래에 대해 그는 “한의학은 한국만의 의학이 아니다. 세계의학으로 보편화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의학의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따라서 후학들이 상업주의에 물드는 것을 경계하고 학문적으로 더 많이 공부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다시 태어나도 한의학을 할 것’이라는 정 교수에게 퇴직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달라진 무대와 환경에서 즐겁게 학문을 시작한다”는 생각이다.

명예교수로서 당분간 1주에 한두차례 강의를 계속하고, 서울서 개원도 준비할 계획이란다. 그리고 진료실 옆에는 연구실을 마련해 그간 해왔던 의학사상사와 동의보감 연구를 정리하고 임상의들을 위한 동의보감 강독과 임상병리학 강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든든한 후원자로 울타리가 되어준 아내에게 ‘여보 사랑해요’라는 말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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