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의사 신협 설립은 시기상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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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의사 신협 설립은 시기상조였나?
  • 승인 2008.07.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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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위 측, “내부 성숙도 낮아 발기인대회 연기”

한의계 일부에서 활발하게 추진되던 가칭 서울한의사 신용협동조합 발기인대회가 갑자기 연기됐다.
서울 한의사 신협 추진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김이현)는 지난 12일 강남구 논현동 소재 상당빌딩에서 발기인대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발기인대회에 필요한 법정인원 30명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자체 점검한 끝에 대회 개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준비위원회 측의 한 관계자는 “신협은 자발적인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참여해 운영하는 조직인데 자신 있게 찬동하는 사람이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개최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울지역한의사들은 내부적 성숙도가 떨어진 데 그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정곤 서울시한의사회장은 “서울 한의사 신협이 설립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회원을 결집시키기에는 내부적 성숙도가 너무 낮았다”고 분석했다. 회원의 참여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회원을 결집시키기에는 경영환경이 너무 열악했다는 것이다. 결국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신협을 추진하기에는 무리였다는 의견이었다.

여건의 미비가 발기인대회의 연기로 이어졌다는 시각은 대한한의사협회도 마찬가지였다. 김현수 한의협 회장은 “신협을 설립하는 문제는 비용출자 등 금전과 관련돼 있어 간단한 것이 아니다”고 말해 아직은 시기상조임을 시사했다. 김 회장은 은행을 만드는 일은 정부의 허가, 자금의 동원, 운영기반의 조성, 관련사업의 선정 등 협의하고 준비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 한의사 신협 발기인 대회가 연기됨에 따라 향후 추진일정도 다소 불투명해졌다. 준비위 측은 7,8월 휴가철이 지난 뒤 다시 의견을 모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준비위 측의 한 관계자는 “한의계 회원들이 요구하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구조체로서 한의사 신협이 꼭 필요하다는 리더들이 더 많이 모인 상황에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별한의사 차원보다 한의협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당초 한의사 신협 설립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김현수 회장이 신협 설립 여부는 대의원총회 승인 사항이라고 밝힌 것이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 “한의협 차원에서 추진해야 힘을 받는다”면서 “언제일지 모르지만 준비과정을 거쳐 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에 서울시한의사회는 개인한의사가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대조적이다. 총회의 결의를 받는 순간 모든 리스크를 협회가 떠안아야 하므로 대단한 공신력과 신뢰도가 없을 경우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게 그 이유다. 과거 국산한약재 사업 경험에 비추어서도 한의협 사업으로 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반드시 설립해야 한다면 철저하게 협회와 무관하게 하라는 게 서울시한의사회의 기본입장이다.
한번 제동이 걸린 서울 한의사 신협. 누가 어떤 형태로 설립의 물꼬를 틀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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