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동에 헌신하는 두 한의학도 허영진, 안병수 원장
상태바
발달장애 아동에 헌신하는 두 한의학도 허영진, 안병수 원장
  • 승인 2003.03.19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아이들은 ‘치료’보다는 ‘봉사’의 대상”

사진설명-허영진 원장(위), 안병수 원장(아래)

6개월간의 한의협 주관 발달장애아 무료진료가 지난달 27일 끝났다. 매주 일요일을 진료활동으로 반납한 의료진 두사람을 만나 소감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일주일에 하루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는 허영진 원장(32·허영진한의원)은 본인도 소아마비를 겪고 있어 한의대를 다니며 발달장애 치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응용·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발달장애를 연구하다 보니 뇌척수신경이 고착되기 전인 아동시기에 치료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개원 때 부터 발달장애 아동 진료를 전문적으로 보았고 이번 진료 이전에도 소아마비협회에서 주관한 봉사에도 참여해 그 아이들을 현재까지 한의원에서 진료 중이다. 무료진료를 시작할 때 가장 우려했던 것이 ‘한의학으로 진짜 나아질까’, ‘끝까지 얼마나 열심히 할까’하는 부모들과 복지관 측의 불신이었다는 그는 “원장님께 끝까지 치료받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뿌듯함을 느꼈단다.

허 원장은 진료에서 가장 중요하고 힘들었던 것은 ‘눈높이 치료’였다며 치료 전 “아프지만 이건 너를 고쳐주려고 하는 것”이라며 재차 설명하며 친근감을 형성하는 데 주력했다고. 치료가 끝난 후에는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란 말도 잊지 않았다.

10일 결혼식을 앞두고 누구보다 바쁜 허 원장은 희망과 사랑을 ‘주는’ 이 아니라 ‘나누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며 가진 자의 의무를 어떤 방법이든 실천하고 싶단다.

내년부터는 서울 하계동에 설립될 의료생협에서 일주일에 하루 발달장애 아동을 치료할 계획으로 궁극적으로는 인터넷 상에서 전국 발달장애 아이들이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소망이다.

6개월간의 진료를 끝낸 안병수 원장(29·안중한의원)은 “한의원으로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오기로 했지만 복지관 진료는 마지막이라 서운함이 크다”며 더 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한의대 본과 3학년 야간학교 교사 시절 교통사고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을 보고 장애인에게 한의학치료를 접목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6개월간 하루도 쉬지 못한 채 일요일에 진료를 했지만 “아이들은 치료대상이 아니라 봉사의 대상”이었기에 피곤한 줄 몰랐다고.

진료하면서 부모들이 바라는 가시적인 기대효과가 너무 커 힘든 적도 있었지만 한 아이의 엄마로부터 “엄마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던 아이가 치료 후 존재성을 알고 말에 대한 반응을 해 아이 키우는 재미를 느낀다”고 고마워할 때 보람을 느꼈단다.

처음엔 침을 보고 도망가기 일쑤였던 아이들도 안 원장의 설득에 한달이 지난 후부터는 무서워 하지 않더라고 했다.

발달장애 아동 가정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어 인식되어져야 한다며 현재 대전대 한의대 침구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박사과정에서는 이 분야에 대해 심도있게 공부할 계획이다.

이번 진료로 인연을 맺은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진료를 할 생각이지만 무료진료라는 점을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부모도 있어 난감하다고. 한의사 아버지 때문에 어린 시절 한의원이 놀이터였다는 그는 아버지처럼 겸손하게 인술을 베풀 줄 아는 한의사가 되는 것이 바람이다.

양두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